[MBN스타 유지혜 기자] 연예인들의 봉사활동에는 언제나 진정성이냐, 화제몰이냐에 대한 논란이 뒤따른다.
작년 여름 한창 열풍이 불었던 아이스버킷챌린지에는 많은 연예인들이 참여했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루게릭병에 대해 알리고 한국ALS협회에 모금을 유도하는 목적으로 참여자들이 얼음물 양동이를 뒤집어쓰고 다른 사람을 지목해 릴레이를 이어가는 행사다. 얼음물을 뒤집어쓰지 않는다면 기부금을 내야 하지만, 많은 연예인들이 얼음물 세례를 맞으면서도 기꺼이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하지만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대한 진정성 논란은 한동안 지속됐다. 일부 대중들은 연예인들 사이에서 열풍이 부는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대해 “홍보성 참여” 혹은 “화제 몰이”라고 불편한 시각을 보냈다. 다른 연예인들을 지목해야 하는 시스템이 마치 게임 같고, 루게릭병에 대한 설명이나 메시지 없이 단순히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연예인들의 영상에 본래 의도가 실종됐다는 것이다.
↑ 사진=전효성 인스타그램 |
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의 경우, 욕조에서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영상에서 검은색 속옷에 흰 티만 받쳐 입는 통에 고스란히 속옷이 노출됐다. 이에 대해 대중들은 “언론플레이”라고 비난했고, 배우 이켠은 아이스버킷챌린지 참여 연예인들을 향한 “뭐하자는 건지”라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가 이에 대해 사과를 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비단 아이스버킷챌린지 뿐만 아니라 봉사에 참여하는 많은 연예인들은 보여주기식 홍보 활동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대중들의 연예인에 대한 불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례”라고 이를 설명하며 “평소 쏟아지는 연예인들의 홍보성 기사에 지친 누리꾼들이 자연스럽게 의심이 많아졌고, 이 심리가 봉사활동을 벌이는 연예인들의 모습에 언론플레이라고 판단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또한 아이스버킷챌린지 등의 갑작스러운 봉사 열풍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대중들의 심리는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부자들은 꾸준히 난치병 치료나 기부 활동에 관심을 보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아이스버킷챌린지가 이뤄졌기 때문에 자연스러웠던 것”이라고 아이스버킷챌린지를 예로 들었다.
이어 하재근 평론가는 “하지만 대중들이 보기에는 우리나라 연예인들은 그렇게 난치병 치료에 대해 관심도 없는 것 같은데 미국에서 이런 이벤트가 유명해졌다고 하니 너도나도 따라하고, SNS에 올리고, 기사가 나는 모양새가 된 것”이라며 “이 때문에 대중들이 이를 언론플레이 혹은 유희 정도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를 하게 됐는데, 그 이후에도 난치병 치료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던 연예인이 얼마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의심이 상당 부분 근거가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때로는 대중들의 의심이 실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10년 한 매체에서는 해외 봉사를 떠난 여배우가 아이들 앞에서 흡연을 하는가 하면, 단체 측에 목욕을 할 생수와 초밥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외에도 일부 연예인들이 카메라 앞에서만 봉사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증언이 반복 등장하면서 순수한 의도로 해외 봉사를 떠난 많은 연예인들까지도 함께 비판을 받게 됐다.
이런 경우들이 반복되다 보니 대중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좋은 의도에서 펼친 연예인들의 봉사활동이 홍보성 활동으로 전락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이어졌다. 이런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홍보를 목적으로 봉사활동에 접근하는 일부 연예인들의 몰염치한 행태가 근절되고, 연예인들이 일회성 봉사가 아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수 있었다.
어떤 의도가 됐든 봉사를 한 연예인들을 마냥 비난하는 일부 대중들의 행동 또한 분명 자제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재근 평론가는 “원래 의도가 뭐가 됐든, 연예인들이 지속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드러내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당연히 파급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연예인들의 봉사활동에 대한 파급효과를 인정했다.
또한 하재근 평론가는 “그렇기 때문에 연예인들의 봉사에 대해서 홍보성 이벤트 아니냐고 굳이 질타를 할 필요는 없다. 어쨌든 착한 일은 착한 일”이라고 말하며 “이에 대해 인정을 하고, 타인이 착한 일을 했을 때 이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착한 일에 동참해서 기부와 봉사가 퍼져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연예인들의 선행에 대해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일부 누리꾼들의 행동을 꼬집었다.
한국ALS협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이중택 목사 또한 “많은 연예인들의 참여로 루게릭병이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며 “우리는 이를 희망의 불씨가 지펴졌다고 생각한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더불어 이 목사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작은 관심도 큰 힘이 된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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