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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배우’ 하정우, 그리고 ‘감독’ 하정우

기사입력 2015-02-0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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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박정선 기자] 다양한 장르,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충무로 대세 배우로 불리는 배우 하정우, 그리고 ‘롤러코스터’(2013)를 시작으로 이제 두 번째 작품을 내놓은 신인 감독 하정우. 영화 ‘허삼관’은 베테랑 하정우와 신인 하정우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위화 작가의 소설 ‘허삼관매혈기’를 스크린으로 옮긴 ‘허삼관’은 가진 건 없지만 가족들만 보면 행복한 남자 허삼관이 11년 동안 남의 자식을 키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웃음과 감동의 코믹휴먼드라마로 하정우가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소화해냈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처음 그는 배우 하정우로서 ‘허삼관’을 접하게 됐다. 2011년 소설을 받고 주연 제의를 받았지만 그는 주인공 역할을 소화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이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허삼관’과 하정우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처음 거절하고 몇 달 후에 판권 연장이 안 된다면서 다시 한 번 제안이 들어와서 수락을 하게 됐죠. 허삼관이라는 캐릭터가 자체가 참 마음에 들었거든요. 굉장히 입체적이라고 할까요?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속은 잔정이 많고 뒤끝이 있고, 때론 직설적인데 감정을 있는 그대로 쓰는 순수한 사람이잖아요. 그런 캐릭터에 가장 먼저 끌림을 받았고, 충분히 영화를 통해서 소개를 해도 공감을 살 수 있겠다 싶었죠.”

그렇게 주연 배우로서의 출연을 결심하고 나서 감독 하정우로서의 제안도 뒤따랐다. 일단, 캐릭터에 대한 매력에 흠뻑 빠진 하정우로서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을 터다. 거기다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소설 전체를 끌고 가는 내용 자체가 매력적이기 그지 없다.

“메인 줄거리인 친자 문제, 그 갈등이 힘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 스토리 자체가 잔잔할 수는 있겠지만 보편적인 드라마의 힘이 오히려 클 수 있겠다 싶었죠. 이 연출을 제안 받았을 때 수락한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하하.”

어떤 작품이든 마찬가지로 원작이 있는 영화에 대한 부담감은 좋든 싫은 가지고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정우에게 있어서 원작은 부담감 보다는 의지할 수 있는 언덕으로 작용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원작에만 얽매이지 않고 영화, 그 자체에 집중했다.

“처음에 각색 작업을 할 때 너무 원작에 얽매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소설에서 느껴지는 재미를 영화로 가져올 수 있을까 싶었죠. 근데 이건 영화로서 재미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조금 더 자유롭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원작소설이 인기가 많아서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은 있었죠.(웃음) 독자들한테는 조금은 아쉬움을 줄 수는 있지만, 영화를 보는 사람의 95%가 소설을 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으로 작업했어요.”


하정우가 만들어 낸 ‘허삼관’은 묘한 긴장감 속에서 불시에 튀어나오는 코믹적인 요소들이 압권이다. 이 지점은 하정우가 바라보는 인생의 시선과 맞닿아 있다. 가족 간의 위기가 고조되는 순간에 서로 주고받는 문어체 대사들이 관객들에게는 폭소를 유발한다. ‘허삼관’은 ‘롤러코스터’보다 템포를 늦춰 대중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사람 냄새 나는 영화로 만들어진 셈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잖아요. 자신에게는 심각한 상황인데, 이 모습을 바라보는 타인의 입장에서는 코믹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슬픔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 같아서 그런 모습들이 영화에서 입체적으로 표현되길 바랐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위화 작가와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하하. 이렇게 조금씩 성장하는 거 같아요. 다음 작품에서는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이 있겠죠.”

인터뷰를 하는 내내 느껴진 것은 배우 하정우보다 감독 하정우로서의 책임감이 커 보였다. 그는 영화의 큰 그림부터 작은 디테일까지, 그리고 출연 배우들의 캐스팅 과정을 밝히며 자신감과 고마움을 내비쳤다. 특히 하정우는 자신이 연기와 연출을 동시에 할 수 있었던 공 역시 배우들에게 돌렸다.

“하지원의 경우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사람이에요. 뭐하나 부족한 게 없더라고요. 그 동안의 내공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건데, 그러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을 잃지 않고 한다는 것을 많이 배웠어요. 그런 상대 배우가 있어서 제가 두 가지를 다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원 씨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적은 분량에도 다 힘을 합쳐줘서 이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모든 배우들의 캐스팅이 그렇겠지만,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인 것은 바로 세 아이다. 오디션을 통해 디테일하게 찾아낸 결과 연기는 물론이고, 실제 삼형제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캐스팅이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줬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 아이들의 특징을 표현하는 것들을 집중적으로 발견하고 그걸 트레이닝을 시킨 거예요. 아이들이 워낙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배우들 다 보자는 마음이었어요. 제일 공들여서 준비했던 거예요.”

트레이닝이라고 하지만 한 가지, 절대 스트레스는 주지 말자는 것이 하정우의 고집이었다. 학교 끝나고 즐겁게 동아리 활동하듯이 신나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였고, 그런 연기를 통해 하정우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상상을 해보면 그런 아버지가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친구처럼 스스럼없는 아버지요. 부모자식 관계지만 세상에서 둘 도 없는 친구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연기했고, 찍으면서 달라진 제 모습을 봤어요. 이런 아이들이 생기면 진짜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결혼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하하.”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안정감 있는 연기, 그리고 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내보인 하정우. 사람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길 바랄까.

“글쎄요. 감독으로서는 ‘성장하고 있구나’ ‘본격적으로 하려고 하는 구나’도 좋지만, 무엇보다 ‘영화인’으로 비춰지고 싶어요. 단지 영화감독이나 배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배우로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자유롭게 하고 싶어요.”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사진=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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