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두정아 기자] 말이 필요 없는 ‘여제’들이 뭉쳤다. ‘판매 신화’ 쇼호스트 유난희와 쥬얼리 디자이너 리사킴이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다. 브랜드의 가치를 가장 객관적이며 꼼꼼하게 전달하는 유난희와 개성과 품격을 동시에 품고 있는 리사킴이 홈쇼핑에서 의기투합한 것이다.
두 ‘여제’의 만남이 기대를 모으는 것은 단순히 쇼호스트와 CEO의 관계 때문만은 아니다. 믿음으로 쌓인 10년 여년의 깊은 우정을 바탕으로, 제품에 대한 신뢰와 쇼호스트에 대한 기대로 남다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른바 ‘쇼호스트 넘버원’과 ‘주얼리 디자이너 1세대’의 만남인 셈이다.
↑ 사진=이현지 기자 |
“과거에는 홈쇼핑이 ‘무조건 싸고 양 많이’를 지향했어요. 과거 리사킴에게 ‘너 99,000원에 주얼리 몇 개를 줘야 하는지 아니?’라고 물었어요. 홈쇼핑 흐름에 합류하면 후회할 수도 있다 말렸죠. 그런데 이제는 홈쇼핑이 달라졌어요. 유저들이 무조건 싼 제품을 �아가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를 알기 원하고, 어떻게 하면 멋지게 연출할 수 있는지를 궁금해 해요.” (유난희)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은 닮은 점이 많다. 유난희는 1995년부터 쇼호스트의 길을 걸어온 1세대 스타다. ‘유난희 쇼’처럼 자신의 이름을 내걸은 쇼호스트는 흔치 않다. 팬클럽이 있을 만큼 인기도 유명 연예인 못지않다.
리사킴 역시, 국내에 주얼리 디자이너가 각광받기 이전부터 홀로 자신의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며 브랜드를 일궈 키운 1세대 디자이너다. 리사킴이 운영 중인 리사코주얼리는 다이아몬드 등 고가의 보석으로 만든 파인 주얼리(fine jewelry)와 큐빅 등 실용적인 재료로 만든 코스튬 주얼리(costume jewelry)의 그 중간적인 성격을 지닌 브릿지 주얼리(bridge jewelry)의 국내 개척자로 불린다.
10여 년 전 미국에서 공부하다 귀국한 리사킴은 “패션은 외국과 비슷한 흐름을 지니고 있는 데 반해 주얼리는 매우 늦는다는 것을 알았다”며 “미국이 트렌디하고 불륨감 있는 화려한 주얼리를 선호한다면, 한국은 멋 안낸 듯한 여성스럽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선호했다. 우아하고 얌전한 이미지를 고수하는 경향이 컸다”고 회상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는 그는 “자리잡기까지 어려운 일이 많았다. 내가 너무 튀는 주얼리를 한다는 역공격이 오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과거에는 브랜드를 봤다면 이제는 디자인을 보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게 된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시기에 있어서는 극명한 입장차를 보여 왔다. 리사킴이 “남몰래 모 홈쇼핑과 가계약을 맺었는데 언니가 전화로 ‘꿈에서 홈쇼핑 방송 리스트를 봤는데 네 이름이 있었다’고 하더라. 정말로 화들짝 놀랐다. 결국은 취소했다”며 회상하자, 유난희는 “물건을 파는 일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목적 지향적일수도 있겠다. 수익을 위한 고민을 하면 되니까. 하지만 이제는 도리와 도덕을 생각하는 시대다. 당시에는 말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저는 리사킴의 오랜 고객이에요. 제 돈 주고 직접 구매하는 단골이죠. 단품도 예쁘지만 레이어드 했을 때 너무 매력적이에요. 예전부터 느꼈지만 리사킴의 디자인은 시대를 너무 앞서간 느낌이 있어요. 디자인보다 브랜드를 보려는 경향이 짙었는데, 그 단계를 넘어서면 자신의 스타일을 찾게 됩니다. 진짜 명품, 럭셔리는 ‘자기 만족’이에요. 여러 브랜드를 거쳐서 왜 명품이 좋은지 비로소 알게 되기도 하죠.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느낌, 가치를 느끼게 되는 거죠. 이제 리사킴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유난희)
‘인간은 가치의 창조자이며 가치의 평가자’라는 니체의 말처럼 유난희는 ‘브랜드의 가치’를 중요시 하는 쇼호스트다. 그는 “경제가 폭풍 성장을 하면서 홈쇼핑도 마찬가지로 성장했다. 서서히 발전한 것이 아닌 급성장한 것인데, 짧은 기간 안에 정립이 안 된 상태에서 몸집이 불어났다”며 “돈이라는 것은 자기에게 주어진 몫이 있다. 정말 마음먹으면 큰돈을 벌 수 있지만, 그게 끝일 수 있다. 명예는 한 번 무너지면 돈으로 살수 없다”고 강조했다.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는 쇼호스트가 ‘실적’이 아닌 ‘브랜드의 가치’를 강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것이 바로 팬클럽까지 지닌 유난희의 매력인 셈이다. 저렴한 데에는 이유가 있으며, 얻는 것 만큼 버려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더 싸게, 더 많이’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 형태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는 “유명 브랜드를 보면 흔들리지 않는 철학이 있다. 돈을 버는 일보다 브랜드 하나를 키워 내는 것은 정말 힘들다”며 “내가 알리려는 브랜드를 싸구려 브랜드로 만들고 싶지 않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유난희가 CJ오쇼핑으로 둥지를 옮기는 데에는 이러한 철학이 통했다는 데 있었다. 그는 “많은 회사에서 제의를 받았지만, 이 회사만 달랐다. ‘돈 많이 주겠다’가 아닌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하라’였다”며 “다들 수익 때문에 안 된다고 했던 것이 많다. 가령 방송을 진행하면서 음악 신청곡을 받는 건데, 주부들이 너무 좋아하신다. 이야기를 나누고 스토리를 풀자는 것이 나의 마인드”라고 전했다.
“‘싸니까 사세요’는 옛날 얘기예요. 이제는 가치를 전달해줘야 합니다. 저는 하나를 사더라도 좋은 거를 사라고 합니다. 무조건 싼 제품을 찾는다면 홈쇼핑보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이 더 쌀 수도 있어요. 싸게 사야 잘 산거고 비싼 것 샀다고 잘 못 산 게 아니죠. 왜 이 가격에 이 제품을 사면 좋은지, 가치 부여가 중요해요. 홈쇼핑 존재 여부에 대한 중요성이기도 하죠.” (유난희)
리사코주얼리는 한때 배우 김남주가 애용하는 주얼리로 유명세를 탔다. 지금은 협찬이 일반적인 경우지만, 연예인이 직접 구입해서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입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연예인은 물론 패션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며 브릿지 주얼리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 유난희와 의기투합하게 된 것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홈쇼핑 유저들이 제품을 어떻게 하면 멋지게 연출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요. 반지 하나만으로도 우아함을 드러낼 수 있고, 트레이닝 복을 입고도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줄 수 있어요. 무엇보다 유난희라는 쇼호스트를 통해 제 디자인을 선보이게 돼 의미가 큽니다. 그 가치와 진심이 대중과 통할 거라 믿어요.” (리사킴)
두정아 기자 dudu0811@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