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재미없는 삶’을 꿈꾸는 이는 없다. 어떤 형태가 됐든 간에, 사람들은 ‘재미있는 인생’을 꿈꾼다. 물론 각자가 지니는 ‘재미’의 기준이 다르기에, 사람들의 인생은 그들의 개성에 맞게 설계된다. 그리고 말 그대로 정말 ‘재미있는 인생’을 추구하는 남자가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안재억의 재밌는 인생’ 안재억이다.
그와의 인터뷰는 준비 단계부터 유쾌했다. 인터뷰 약속을 잡기 위해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행복한 에너지’가 넘쳤다. “웃으면서 뵐게요”라는 그의 말은 인터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그리고 인터뷰 당일, 우연하게 겹친 패션 아이템을 보면서 불쾌함, 불편함을 느끼는 대신 “통했다”며 손바닥을 내밀고 “하이파이브”를 외치는 모습은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그가 어째서 40만 명이 훌쩍 넘는 팬을 두고 있는지, 적극 공감이 가는 순간이었다.
“‘재밌다’는 말을 참 좋아해요. 긍정적인 표현이고, 어떤 단어에 붙이든 어울리잖아요. 그래서 ‘재밌다’는 말을 많이 써요. 페이스북 페이지 역시 그런 이유로 ‘재밌는 인생’이란 이름을 택한 것이에요”
단순하지만 자신의 의사가 명확하게 담겨있는 페이지. 이러한 그의 생각은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도 녹아있었다.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게 목표에요. 아직 방송인과 비 방송인 사이에 있는 것 같아요. 출연을 몇 번 하긴 했지만, 아직 전문적으로 하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준비를 계속하고 있어요. 지금은 레크리에이션 MC로 활동하며 꾸준히 제 꿈을 위해 노력중이고요. 며칠 전에도 전라도 쪽으로 캠프를 다녀오기도 했어요”
방송인을 꿈꾼다는 안재억. 긍정 에너지로 가득한 그를 보고 있자면 초등학생 시절, 복도를 뛰어다니며 모든 이를 한 데 모으던 끼 많고 재미있는 친구가 떠올랐다. 모두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아주 재미있는 친구. 그리고 그 생각은 정확하게 적중했다.
“원래 성격이 밝은 편이에요. 초등학교 때는 진짜 오락부장이었죠. 대신 중-고등학교 땐 선생님들이 싫어하는 타입의 학생이었어요. 무서운 선생님에겐 안 그러지만, 수업 중에 선생님들 말꼬리 잡고 장난치는 학생? 아, 고등학교 땐 비보이-힙합도 했어요. 그러다보니 무대 경험과 무대의 맛을 알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MC에 대해 관심이 생겼죠”
방송을 통해 데뷔하는 것이 아닌 페이스북이라는 SNS를 통해 방송인에 대한 꿈을 키운다는 과정이 독특하지만, 어찌되었든 그는 준비된 스타였다. 그리고 그의 준비 과정에는 꽤 긴 사연도 함께했다. 부모님과의 대화 단절, ‘뭐가 되려고 하느냐’는 아버지의 호통. 그 속에서 그는 홀로 꿈을 키워냈다.
“중학교 3학년 때, 부모님께 선전포고를 했어요. 공부를 하지 않겠다고. 당시 종합학원 같은 곳을 다니고 있었는데, 부모님 앞에서 진지하게 이야길 시작했죠. ‘전 공부를 안 하겠습니다. 학원을 그만 두겠습니다’라고 했어요. 당연히 놀라셨죠. ‘왜 그러냐’고 하시 길래 ‘공부는 제 인생이 아닌 것 같습니다’고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은 생각이죠. 기본은 했어야 했는데. 후에 용돈도 일절 끊겼어요. 그래도 제가 하고 싶던 일들을 다 하고 다닐 수 있었죠.그 과정에서 힙합과 비보이를 했어요. 힙합을 하면서 아버지와의 트러블은 조금 더 커졌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참 힘들었어요. 그런 상태에서 우연히 개그맨들의 콩트와 배우들의 연기를 보게 됐어요. 힘든 상황인데도, 그걸 보고 있으니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슬픈 걸 잊고, 스트레스가 해소 되는 기분? 그때 ‘저 사람들이 대체 뭐길래, 날 웃게 하고 기쁘게 해주는 걸까.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자연스레 배우-방송에 대한 꿈을 꾸게 됐어요. 나도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고, 웃게 해주고 싶다. 그래서 지금도 제 목표는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는 것이에요. 43만 명의 팬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느 정도는 꿈을 이뤘다고 생각해요. 다만 방송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은 거죠”
사람들에게 희망과 웃음, 꿈을 주고 싶다던 그의 콘텐츠에는 자극이 없다. 공감 영상은 정말 사람들의 보편적 심리를 완벽하게 캐치해내며 웃음을 자아낸다. 패러디 영상, 코믹 영상은 불편함 없이 웃게 만든다. 이는 안재억의 신념이기도 하다.
“거부감 들지 않는 웃음이 좋아요. 그래서 자극적인 영상을 찍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사실 댓글이나 쪽지에 힘든 사연을 가진 분들의 이야기가 많아요. 그런 분들이 제 영상을 본 후에 힐링을 얻었다고 하는 걸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져요. 뿌듯하기도 하고. 내게 좋은 영향을 받았음이 행복해요”
긍정적인 그이지만 자신을 향한 날선 댓글, 악플들에는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어느덧 악플마저 이겨내는 ‘달인’의 경지에 다다른 듯 했다. 이와 함께 콘텐츠에 대한 평가로 볼 수 있는 ‘좋아요’ 수에 대해서도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안재억의 재밌는 인생’은 말 그대로 참 재밌고 단순하게 웃고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도를 넘은 악플을 보면 ‘내가 이 영상을 찍은 게 그만큼 잘못된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죠.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하고 존중하고 싶지만, 부모님 욕 이런 건 민감하죠. 그래도 5분 지나면 다 잊고 신나게 놀아요. 좋아요 수도 신경을 썼죠. 그런데 사람들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전 그냥 ‘재밌는 인생’ 페이지를 운영한다는 자체에 만족해요. 영상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생각. 다음에 더 좋은 영상을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하죠”
“사람들의 시각이 바뀌면 좋겠어요. 관종(관심종자)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영상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제대로 인식해주길 바라요. ‘연예인도 아니면서 왜 그러냐’는 경우가 많은데, 연예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공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 콘텐츠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미친 짓을 하고요. 저희를 관종, 이상한 애로 보지만 말고, 웃음을 주는 사람들로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방송인 노홍철을 롤모델로 꼽고 ‘무한도전’에 꼭 한 번 출연하고 싶다는 안재억. 방송인으로서의 활동에 대한 생각이 많은 그이지만 ‘재밌는 인생’을 버릴 생각은 없다.
“오히려 방송인이 된다면 페이지 운영에 더 많은 유명인사와 함께한 콘텐츠가 올라오겠죠? 계속 할 거 에요. 그리고 저는 ‘재밌는 인생’을 통해 인지도가 생긴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멈출 생각은 없어요. 정말 임종 직전까지, ‘재밌는 인생’을 통해 저를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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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재억의 재밌는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