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애니멀즈’(이하 ‘애니멀즈’)에서 동물, 아이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늘고 있다.
‘애니멀즈’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지난달 25일 첫 선을 보였다. 멸종 위기의 판다 세쌍둥이를 살펴보는 ‘곰 세 마리’, 여섯 명의 아이들과 여섯 마리의 강아지가 어우러지는 ‘유치원에 간 강아지’(이하 ‘유간지) 그리고 타조, 염소, 양 등과 같은 동물들과 스타들이 한 집에서 동고동락하는 ‘오케이 목장’(OK목장)까지 세 가지의 코너로 구성됐다.
‘애니멀즈’의 첫 방송 이후 신선하다는 평과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는 평이 엇갈렸다. 신선하다는 쪽에서는 타조, 라마, 당나귀 등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동물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고, 산만하다는 쪽에서는 코너가 3개인데다 출연진도 10명을 넘어서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 사진=애니멀즈 캡처 |
특히 그 중에서도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1일 방송된 ‘유간지’ 코너에서 어린이 출연자 윤석 군은 처음 만나는 강아지 때문에 많이 놀란 탓인지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5분이 넘는 시간동안 아이가 울고 보채니 재미보다도 걱정이 더했다. 강아지가 무서워서 싫다는 아이에게 억지로 강아지를 들이민다거나, 반복해서 만지게 하는 것이 어린이에게도 강아지에게도 옳은 일인지 의문이었다.
또한 ‘오케이 목장’에서는 동물과 사람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만큼 걱정이 더해졌다. 출연진들은 동물이 잠이 들 무렵 큰 소리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고, 동물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잠에서 깼다. 임신부인 동물들이 함께인 터라 동물들이 받을 스트레스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점은 ‘애니멀즈’가 방송되기 전부터 제기됐던 문제로, 지난달 25일 동물자유연대는 ‘애니멀즈’의 방송에 앞서 방송 촬영에 이용되는 동물의 복지와 안전을 위한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애니멀즈’가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먼저 고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방송된 몇몇 방송프로그램에서 동물이 받는 스트레스와는 상관없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동물을 이용 한 점이 문제시된 적 있다.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 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돌고래 체험프로그램을 미화해서 방송했고, 드라마 ‘연애의 발견’에서는 물에 젖으면 건강상 문제가 생기는 토끼를 샤워시키고, 집어던지는 등의 행동을 방송해 문제제기 됐다.
‘애니멀즈’ 제작진은 이런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했다. 우선 자문위원을 꾸려 촬영 현장에 동행했다. 반려견과 동물의 심리상태를 잘 아는 전문가들로 꾸려진 자문위원단은 촬영 중간 동물이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나 건강에 문제가 된다 싶으면 조언했다.
또한 동물의 행동 등을 설명해 동물의 행동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기울이게 했다. ‘오케이 목장’ 코너에서는 물건이나 사람을 부리로 쪼아대는 타조의 행동에 대해, 조류 전문가 윤무부 박사가 “사람이 손을 쓰듯 부리를 쓰는 것이다. 타조는 젠틀한 동물”이라 설명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뿐만 아니라 유기견 남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유기견 문제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지난 1일 방송분에서 돈 스파크는 어린이 출연자들과 유기견 남매와 함께 산책에 나섰다. 그러나 외출한 것이 두려워 바들바들 떠는 강아지들 탓에 곧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에 대해 돈 스파이크는 “강아지들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 바깥에 안 좋은 기억이 있었던 것 같다. 마음에 많이 걸린다”며 겁먹은 강아지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경각심을 더했다.
‘애니멀즈’는 기존 예능프로그램들이 동물을 곁다리로 사용한 틀을 벗어나길 시도한 만큼, 논란을 씻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여전히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아이와 강아지의 조합, 판다와 출연진들의 어우러짐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애니멀즈’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50분에 방송된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