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결국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었다. ‘고맙다 아들아’가 대한민국 현실을 그대로 담아 날카롭게 지적하며 묵직한 여운을 선사했다.
12일 오후 방송된 KBS2 특집극 ‘고맙다 아들아’ 2회에서는 시우(이정신 분)이 수능 성적을 위조한 사실이 밝혀진 모습이 그려졌다.
시우와 재우(안재민 분)은 수능이 끝난 이후 각각 여행을 떠난 상태였다. 재우는 자신 있던 과목에서까지 낮은 점수를 받았고, 결국 대학에 떨어지는 고배를 마셨고, 시우는 수많은 돈을 투자한 만큼 전과목에서 1등급이라는 좋은 성적을 받으며 수능에서의 승자가 됐다. 그러나 이는 재수생이었던 시우가 부모님의 기대에 충족시키기 위해 성적을 위조한 상황이었다.
시우는 뛰어내리기에 앞서 자신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재우에게 문자메시지 한 통을 보냈다. 그 내용은 바로 “죽기 전에 통화하자”라는 SOS 요청이 담긴 메시지였다. 재우는 문자 메시지를 받자마자 시우가 있는 곳으로 곧장 달려갔다.
한 펜션에 도착한 재우는 급하게 시우를 찾았고, 시우는 화장실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으며 오열하고 있었다. 시우는 “죽지도 못하는 나는 등신이 맞다”라며 오열했고, 그 심정을 이해하는 재우는 시우를 다그쳤지만 그의 뒤에선 눈물을 삼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모두 부모의 등쌀에 지쳐있던 상태였다. 아들이 대학을 가기만을 원하는 시우의 부모와 재우의 부모 역시 아들을 의대에 보내기 위해 아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입시 성공을 위해 밀어 붙였다.
시우의 아버지인 형준은 그저 아들이 금고에 있던 돈까지 들고 집을 나갔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했다. 그는 곧장 경찰서에 달려가 아들을 신고하려 들었고, 경찰은 “자식교육 잘 못해놓고선 왜 여기 와서 행패냐”며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라는 말도 모르냐”의 따끔한 한 마디를 남겼다.
무조건 ‘학벌’을 우선시 보고, 남의 시선에 주눅 들지 않기 위해 ‘잘난 자식’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많이 어긋나 있었다. 돈을 쏟아 부으며 ‘목표’를 위해 도와주는 자신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부모와 자녀는 오롯이 대학 입학만을 바라보고 자식의 감정, 의견 따위는 존중해주지 않는 게 부모라고 여기고 있었던 것.
결국 시우가 산행 중 골절상을 입으면서 한데 모인 가족이 화해를 하고 그동안에 응어리를 모두 풀어내긴 했지만 씁쓸한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듯한 두 가정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묵직한 여운을 선사했다. 특히 경찰이 부모에게 일침한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한 마디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그런 한 마디였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