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배우 이하늬의 2015년은 시작부터 매우 바쁘다. 2014년 12월27일 SBS 주말드라마 ‘모던파머’가 끝나자마자 바로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로 합류하면서 쉴 틈 없는 활동을 이어나간 것이다.
드라마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사극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고려 제일의 미녀로 손꼽히는 황보여원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이하늬는 ‘독을 숨긴 꽃’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냉정함 속에 숨겨진 야망을 드러내며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 이후 두 번째, 드라마로서는 처음으로 사극 장르에 도전하게 된 이하늬지만 정말 처음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황보여원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며 극의 흐름을 차근차근 짚어 나가고 있다.
이하늬의 활약은 비단 연기 영역에서만 그치고 있지 않다. 최근 출연영역을 넓혀 온스타일의 뷰티프로그램 ‘겟잇뷰티 2015’의 MC로 활약하고 있다. 첫 출연부터 마유크림이라는 뷰티 아이템을 흥행시킨 이하늬의 영향력은 매우 놀라웠다. 비록 잠시 자진이 홍보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마유크림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실제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해명을 하기도 했지만, 이는 뷰티프로그램 MC로서 이하늬의 역량을 보여준 또 다른 예라고도 볼 수 있다.
2006년 6월, 23살의 여대생 이하늬는 그해 미스코리아진의 타이틀을 수상하며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수려한 미모에 여기에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수준급의 가야금 연주 실력, 서울대 출신이라는 학벌까지 갖춘 이하늬는 단번에 팔방미인으로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큰 키에 서구적인 이목구비를 자랑하는 이하니의 미모는 이전까지 미스코리아 진들이 보여주었던 매력과는 다른 낯섦이 있었고, 여기에 집안까지 좋은 ‘엄친딸’(엄마친구 딸, 완벽한 사회적 조건을 갖춘 여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사랑을 받는 동시에 모진 질투를 경험해야만 했다.
그런 대중의 질투를 관심으로 바꾼 것은 2007 미스 유니버스에 출연해서 4위라는 성적을 받아오면서부터였다. 특별한 지원 없이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미스 유니버스가 열리는 멕스코로 간 이하늬는 세계의 미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서도 기죽지 않는 미모와 실력으로 당당하게 세계 4위에 이름을 올리며 금의환향한 것이다. 미스유니버스에서는 1위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다음해 국제미인대회 전문 온라인 잡지 ‘GB’는 이하늬를 ‘미스 그랜드슬램 2007’에서 세계 1위 미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스유니버스 대회를 무사히 마친 이하늬는 자신의 꿈에 대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연예계 진출에 대해 “다만 그를 위해 어떤 길을 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연예계 진출도 이후에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하늬의 고민여하와 상관없이, 미스코리아 출전 이전 YG엔터테인먼트에서 걸그룹 연습생으로 활동할 정도로 끼 많은 그녀를 가만히 나둘 연예계가 아니었다. SBS 연예정보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에서 안방마님 자리를 차지하게 된 이하늬는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연예활동을 이어나가게 된다.
“내 연기에 대해 점수를 준다면 10점이다. 내 연기를 내가 보고, 또 여러 얘기를 듣고 꾸지람도 들었다. 책임감이 더 생기고 훨씬 더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게 된다”(KBS2 드라마 ‘파트너’ 기자간담회)
이하늬가 배우라는 직책을 달고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된 것은 2009년 KBS2 드라마 ‘파트너’에 변호사 한정원역으로 캐스팅 되면서부터였다. 비록 드라마는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미스코리아 이하늬’가 아닌 ‘배우 이하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김현주의 말처럼 ‘발전가능성’을 품고 있었던 신인배우 이하늬는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 로맨틱코미디 ‘파스타’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차근차근 연기실력을 다듬기 시작했다. 이하늬의 영역은 단순히 브라운관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었다. 연기에 첫 발을 내딛게 해 주었던 2007년 뮤지컬 ‘폴라로이드’ 공연 이후에도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 ‘시카고’ ‘아가씨와 건달들’ 등에 출연하면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2011년에는 영화 ‘히트’로 스크린에 데뷔 ‘연가시’ ‘나는 왕이로소이다’ ‘타짜2’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쉴 새 없이 연기실력을 쌓아나갔다.
작년 1월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사남일녀’에 출연하며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수더분하고 털털한 매력까지 보여주며 호감도를 높이기도 했다. 방송인 김구라, 서장훈 배우 김민종, 김재원과 가상의 남매를 이룬 이하늬는 시골집에 내려가 예의바르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성격을 보여주면서 ‘호감 연예인’ 대열에 오르게 된다.
“이렇게 따뜻한 여배우는 처음 봤다. 어느 날 이하늬를 보니 촬영 중 엽서를 계속 쓰고 있더라. 뭐 하는지 자세히 보니 모든 스태프들한테 쓰는 손편지더라. 따뜻한 장갑과 함께 돌렸다.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이하늬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빛나거나 미치거나’ 기자간담회 당시 장혁)
2007년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된 후 한 매체에서 진행됐던 인터뷰에서 이하늬는 “가장 한국적인 것을 가장 세련되고 보편적인 언어로 만들고 싶은 게 나의 욕심이다. 뮤지컬도 좋고 노래도 좋다. 전통이라는 내용물만 있다면 그것을 담는 그릇에는 상관하지 않겠다. 궁극적인 그림은 40대 정도는 돼야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전망했었다.
그리고 이제 데뷔한지 8년차 배우가 된 이하늬는 이제야 내가 뭘 잘하고 어떻게 꺼내서 써야 한다는 걸 어느 정도 찾은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이걸 아는 데만 해도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연기에 깊이를 이해하기 위해 가야할 길이 얼마나 멀고 많이 남았다고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하늬지만, 그간의 고군분투가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최고는 아닐지언정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좋은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음 따뜻한 팔방미녀의 활약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