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SNL코리아’가 각종 풍자와 패러디를 앞세우며 새 시즌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SNL코리아’ 시즌6의 첫 회에서는 방송인 신동엽, 유세윤, 정성호 등의 원조 크루들과 김준현, 고원희, 정연주 등의 새 크루들이 주인공이 되는 크루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많은 코너들이 다양한 방송이나 사건, 사고들을 패러디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정성호가 주인공이 된 ‘킬미힐미’ 편이 패러디의 출발을 알렸다. 정성호는 MBC 수목드라마 ‘킬미힐미’ 속 7인 인격을 가진 차도현 역할을 패러디했다.
↑ 사진=SNL코리아 방송 캡처 |
평소 다양한 성대모사로 유명한 정성호에게 다중인격이라는 소재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는 박태환, 임재범, 조용필 등의 성대모사를 펼치며 드라마를 패러디했다. 김준현도 ‘킬미힐미’에서 정신과 의사 석호필로 등장하는 고창석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눈물샘을 자극했던 이산가족상봉 장면이 ‘SNL코리아’에서는 웃음보를 터뜨리는 장면으로 탈바꿈했다. 이산가족상봉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신동엽이 각종 사연들로 헤어진 가족들의 만남을 전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상훈은 “우리 아들은 고추가 작다. 집안 내력”이라고 유세윤에 공개 망신을 주고, 유세윤은 눈앞의 미녀가 자신의 아내인줄 알았지만 코에 커다란 점을 붙인 안영미가 과거 사진을 가지고 나와 “내가 진짜 당신의 아내”라며 나타나자 현실을 부정해 보는 이를 폭소케 했다.
‘압구정역 백야’는 임성한 작가가 집필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를 패러디한 코너다. 안영미는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죽으며 ‘드라마판 데스노트’라고 불린 임성한 작가의 전작 ‘오로라 공주’의 주인공 오로라로 등장해 코너 속의 인물들에 죽음을 예고했다.
안영미의 예언대로 코너 속 인물들은 기상천외한 이유들로 죽어나갔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 이유는 실제로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서 등장인물들을 죽음으로 내몬 이유와 같았다. 신동엽, 정명옥, 나르샤 등은 웃다가, 답답해하다가, 빙의됐다가 죽음을 맞아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에 혼자 살아남은 택배 기사는 자신은 살려 달라 애원하며 “단역도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말해, ‘오로라 공주’ 속 명대사(?)인 “암세포도 생명이다”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드라마의 개연성을 떨어뜨리면서까지 등장인물들을 죽음으로 내몬 임성한 작가의 작품들을 우스꽝스럽게 재현하며 그를 향해 날카로운 비판을 던진 것이다.
마지막 코너인 ‘글로벌 위켄드 와이’는 사회적 풍자 요소를 강화한 코너로, 어린이집 폭행, 대학교수의 학생 성추행, 끝없는 등록금 인상 등의 사건들을 풍자했다. 유세윤은 한국 기자로 등장, 일본이나 중국 특파원들이 전하는 뉴스에 대해 “그보다 더 심한 곳이 있다. 바로 한국이다”라고 말하며 사건들을 비꼬았다. 이 코너는 시청자들로부터 “정말 속이 시원했다. 계속 이런 촌철살인의 풍자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호평을 받으며 ‘SNL코리아’의 새로운 간판 코너가 될 것을 예고했다.
↑ 사진제공=CJ E&M |
이처럼 다양한 패러디와 풍자가 넘쳐나는 ‘SNL코리아’에 많은 시청자들은 반갑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5세 관람 등급으로 등급을 하향 조정하며 사회 풍자나 블랙 코미디가 많이 약해졌던 지난 시즌보다는 확실히 재밌어졌다는 평이 줄을 잇고 있다.
더불어, 많은 시청자들은 “‘글로벌 위켄드 와이’처럼 시청자들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시원한 풍자들이 더욱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비교적 많은 제약을 지닌 지상파 프로그램보다는 케이블 방송사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사회, 정치적 풍자들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 때문에 ‘SNL코리아’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앞서 “생활밀착형 풍자를 보이겠다”고 선언한 제작들의 말처럼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사건들과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들을 패러디 혹은 풍자한 ‘SNL코리아’는 시청자들의 합격점을 얻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한편, ‘SNL코리아’는 41년 전통의 미국 코미디쇼 ‘SNL’(Saturday Night Live)의 오리지널 한국버전이다. 매주 토요일 밤 9시45분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