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명민(43)이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 출연을 놓고 꽤 고민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전작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흥행에만 기대어, 비슷한 아류작이 나온다면 비난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배우 김명민은 비난만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김석윤 감독을 비롯해 ‘조선명탐정’ 팀에 4년 전 이미 마음을 빼앗겼다. 속편이 나오면 꼭 하고 싶었고, 다시 한 번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기꺼운 마음으로 달려갔다.
“‘조선명탐정’ 팀과는 정말로 다시 함께하고 싶은 작업이었어요. 나와 마음이 통하고 편한 사람들과 함께니까요.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고 할까요? 물론 다른 촬영장도 좋긴 하지만 다른 곳에서 맛보지 못했던 쾌감들, 훈훈함을 느꼈어요.”
사실 1편이 끝나고 김명민에게는 비슷한 작품들의 출연 제의가 잇따랐다. 그에게 들어왔던 제의 중 최근 개봉해 흥행한 작품도 있다. 하지만 당시 김명민에게는 다 ‘조선명탐정’ 아류작 같았다. 구미가 당기는 것도 있었을 테지만, 그는 ‘조선명탐정’ 팀이 섭섭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응하지 않았다. 기다림이 오래됐다. 하지만 김명민과 오달수 콤비는 더 강력해져서 돌아왔다.
두 사람의 콤비 플레이는 여전히 웃기고, 드라마와 볼거리는 더 많아졌다. 속편은 조선 제일의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그의 파트너 서필(오달수)이 조선 전역에 유통되고 있는 불량 은괴에 대해 조사하면서 미스터리한 게이샤 히사코(이연희)를 만나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지난 11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 누적 관객 69만여 명을 기록하며 잘 달려나가고 있다.
김명민이 ‘조선명탐정’에서 김민을 이야기할 때 빼놓으면 안 되는 인물인 서필 역의 오달수와 호흡을 “부부와 같다”고 하는 건, 이제 이미 익숙해져 버렸다. “눈빛만 봐도 통한다는 느낌”이라고 자랑했다. 또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니 “집 나간 아내가 다시 돌아온 것 같다”며 “달수 형과는 올림픽 경기가 있다면 나가서 금메달을 딸 것 같은 자신감이 있다”고 웃는다. 어찌나 두 사람의 호흡이 잘 맞는지 관객은 애드리브 같은 장면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연스럽게 짜여진 연기를 해낸 거다. 김명민은 “애드리브는 없는데 리허설에서 연습을 맞춰 보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다”고 만족해했다.
“셜록홈즈와 왓슨이 생각난다”는 일부의 비교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민과 서필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인정해 달란다. “우리 영화에는 역사적인 배경도 있고, 한국인들의 한이 있잖아요. 저희만의 ‘귀요미’ 같은 느낌도 있고요. 우리 영화를 보는 재미가 좀 더 쏠쏠한 것 같은데, 아닌가요? (웃음)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하하.”
전편에서의 한지민 역할을 대신한 여배우 이연희 얘기를 꺼내자 “예쁘다”고 했다. 하지만 두 여배우를 비교해달라는 말에는 또 거부 의사를 밝혔다. “비교당하는 건 안 좋기 때문”이란다. “각기 매력이 다르잖아요. 그래도 굳이 얘기하자면 둘 다 예쁘지만, 지민이는 성격이 남자같아서 남동생 같아요. 예쁜 남동생! 촬영장에서 먼저 친하게 다가오죠. 연희는 그런 성격은 아닌데 예의 없고 그런 게 아니라 숫기가 없어서 적극적이진 않은 것 같더라고요. 숫기가 없어서 다가오지 못하는데 그래도 달수 형과 제가 먼저 설레발치니 호흡이 좋아지더라고요.”
김명민에게는 준비과정도 연기의 일부다. 그는 “준비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저는 구두로 출연하겠다고 약속하면 그 때부터 준비해요. 다른 배우들은 다른 작품하다가 계약이 되면 들어오기도 하지만, 전 적어도 2~3개월의 준비를 필요로 하죠. 노력한만큼 나온다는 게 제 좌우명이거든요. 최근 본의 아니게 공백이 생긴 적이 있는데, 산과 관련한 영화를 하게 돼 산도 다니고 트레이닝도 했죠. 하지만 영화가 촬영에 들어갈 생각을 안 해서 해가 넘어갔어요. 그러다 보니 ‘조선명탐정2’를 해야 할 시기가 왔고, 어쩔 수 없이 하차했죠. 제가 답을 바로 드려야 그 영화도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