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내게 사랑과 행복이 있는 상태에게 관객에게 연기와 진심을 전해야 내 마음에 든다. 그래서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중이다. 내 연기를 통해 마음을 줄 때 행복하며 이를 통해 즐거움을 느낀다.”
긴 속눈썹에 크고 동그란 눈이 열 마디 대사보다 강렬하다. 배우에게 있어 눈은 대사 외에 관객과 소통하고 극에 빠져들게끔 돕는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맑고 투명한 눈은 배우에게 있어 행운과도 같다. 말보다 눈빛이 주는 진정성이 강하니까 말이다.
이런 점에 있어 배우 허지원은 탁월한 ‘배우의 눈’을 가진 행운아일 것이다. 앞에 묘사한 긴 속눈썹에 크고 동그란 눈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지난 2014년 2월13일 개봉해 42만4258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한 영화 ‘신이 보낸 사람’에서 대사보다 돋보이는 눈빛으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감미롭게 기타를 치는 모습과 흠 잡을 데 없는 사격 실력으로 관객을 감탄시키는가하면, 사랑하는 여자와 꿈을 이야기하며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워한다. 그러다가도 사랑하는 여자가 총살을 당하자 충격과 혼란에 빠지는 극과 극 감정표현으로 눈물샘까지 자극하기도 했다. 본격 데뷔작에서 이 같은 대중의 칭찬을 받았기에 앞으로의 연기가 궁금증을 높인다.
“‘신이 보낸 사람’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 내용이 무겁기에 연기할 땐 집중해 연기하고 챙겨줄 땐 자상하게 서로를 아꼈다. 김진무 감독님이 내게 수제 구두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웃음) 다들 서로에 대한 애정도 많았고 감독님에 대한 애정도 많았다. 함께 연기한 선배들이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줘 훈훈했고 나눔이 많았던 현장이었다. 다만 날씨가 너무 춥더라. 난 북한 이등병이라 계급이 낮아 옷이 얇았다. 그래서 더 추웠다.”
“총을 쏠 때 자세와 감정선을 모두 담고자 했다. 테이크를 많이 가진 않았다. 이는 군대에서 배웠던 자세를 잊지 않은 덕분이다. (웃음) 사실 영화 속 내 연기가 아쉽다. 생각만큼 경험이 없었기에 거기에서 이미 긴장감이 생기더라. 영화를 보면서 아쉬운 부분이 눈에 보였다. 아쉽지만 이를 통해 다음에는 더 잘 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반성하기도 했다.”
분명 아는 관객보다 모르는 관객이 더 많겠지만, 허지원은 ‘기술자들’에도 출연했다. 극에서 그는 김영철의 든든한 심복으로 등장한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눈빛을 읽을 수 없어 궁금함을 자아내는 미스터리한 부하직원’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져 타고난 눈빛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내심 기대케 만들었다.
“앞머리를 내린 사람이 나다. (웃음) 재미있었고 머리카락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영화 속 이미지 때문에 관객들은 무서웠겠지만 다들 정말 착하다. (웃음) 컷 소리가 들리면 서로 ‘힘들지?’라고 걱정하고 다시 촬영에 들어가면 무섭고 지독한 놈으로 바뀌었다. 조윤희 선배가 홍일점이었는데 고사 때 한번 보고 촬영 때 먼발치에서 한번 보고 3번 밖에 못 봤다. (웃음)”
영화는 물론 웹드라마 ‘연애세포’에서도 허지원은 특수부대 출신 유단자 겸 주방장으로 깜짝 등장한다. 이에 그는 “내가 맡은 역할은 귀엽고 재미있으면서 유쾌하다. 연기를 함에 있어 또는 여러 가지를 준비하면서 즐거운 경험이었다. 마치 메마른 가슴에 단비같은 느낌이랄까”라고 재치를 드러냈다.
그가 대중을 만나온 이미지가 사연있어 보이거나 다소 어두운 역할이었는데 ‘연애세포’를 통해 또 다른 모습을 알리게 됐으니 허지원에게나 대중에게나 절호의 찬스다.
중학교 연극반을 시작으로 고1대 대학로 소극장에서 연극을 했고 줄곧 연기에 대한 열정을 키워왔다는 허지원은 연기가 재미있고 행위 자제가 그저 재미있단다.
“영화와 영화관련 잡지를 자주 보고 읽으려고 한다. 남들이 잘 찾지 않는 영화도 찾아보려고 노력 중이다. 나름대로 카메라 움직임까지 공부하고 있다. 연기과인 만큼 학교에서 공부했던 것을 토대로 연기력을 넓히려고 한다. 연기에 대해서는 스승만한 동료가 없다고 동료들과 나눈 시간이 있어 이게 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학창시절 연기적인 토론도 정말 많이 했다.”
“내게 공연은 배우를 함에 있어 성장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는, 빠르지 않으면서도 느린 호흡을 통해 준비를 잘하게끔 시간을 제공해주는 가족이자 집이라고 생각한다. 본질적인 곳이다. 무대에서의 예술보다 어려운 게 영화다. 영화는 연극처럼 늘 같이 연습하는 게 아니라 사실 좀 더 어렵다. 그러나 더 잘하고 싶은 분야이기도 하다. 카메라도 디테일하게 내 눈빛과 움직임을 잡아 준비 역시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디테일하게 준비해야 된다. 영화를 통해 정말 많이 배웠다.”
영화와 연극을 오가며 점점 대중성과 연기력을 키워오고 있는 허지원은 오는 8월 또 다시 스크린에 등장한다. 올해 29살인 그는 “어서 빨리 30살이 됐으면 좋겠다”고 남들과는 좀 다른 생각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30살이 빨리 다가왔으면 한다. (웃음) 이는 세월을 보낸다는 게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이 넓어지고 이미지가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30대는 어리지도 그렇다고 나이 들지도 않은 딱 적절한 시기 같다. 현재 내가 원하는 배우의 모습으로 가려고 노력중이다. 내게 사랑과 행복이 있는 상태에게 관객에게 연기와 진심을 전해야 내 마음에 든다. 그래서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 연기를 통해 마음을 줄 때 행복하며 이를 통해 즐거움을 느낀다. 지금도 늘 긍정적인 생각과 방법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려고 한다. 이를 잘하는 게 좋은 배우 같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MBN스타 DB, 스틸, 연애세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