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월화드라마 ‘펀치’는 그야말로 ‘김래원의 재발견’이었다. ‘원래 이렇게까지 연기 잘 하는 배우였나’ 싶을 정도로 휼륭한 연기력이 단연 돋보였다. 조재현, 최명길, 박혁권 등 연기파 배우들과 기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연기 잘하는 김래원, 그동안 대체 어디에 숨어 있었을까.
17일 ‘펀치’는 2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반전드라마답게 끝까지 뒤통수치는 극전개로 시청자 눈을 즐겁게 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속물 검사 박정환으로 분한 김래원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김래원은 이번 작품에서 180도 달라진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동안 쭉 고수해오던 젠틀하고 다정한 이미지는 살짝 내려두고 냉정하면서도 야욕 강한 박정환 역으로 안방극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
그 시도는 100% 성공이었다. 10kg 가까이 살을 빼 시한부 인생을 독하게 이어나가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박정환 게이트’로 청와대 주요 인사 목숨줄을 잡고 흔드는 카리스마도 표정에 그대로 묻어났다. 풍자적이고 문어체인 대사도 무거운 목소리톤과 잘 어울렸다. 김래원의 작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조재현과 뜨거운 연기 대결도 볼거리였다. 머리 좋고 야망 있는 검찰총장 이태준(조재현 분)과 그의 오른팔에서 적으로 변한 박정환의 두뇌싸움은 강한 흡인력을 자랑했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은유적인 대사들도 연어처럼 팔딱거렸다. 여기에 그릇된 모성애와 권력욕을 지닌 법무부장관 윤지숙(최명길 분)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팽팽한 삼각구도가 형성됐다. 이들의 관계는 ‘펀치’를 지탱하는 기둥이자 힘이었다.
물론 이 기둥이 아무리 단단하게 설계되었어도 시공하는 사람들이 부실하게 지었다면 극 전개는 무너졌을 터였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최명길, 조재현에 비해 ‘김래원 카드’는 검증되지 않았던 터였다. 그러나 방송 전 우려의 목소리에도 그는 묵묵히 제 몫을 소화해냈다. ‘펀치’가 경쟁작에게 회심의 한 방을 날릴 수 있었던 것도 김래원이 구멍을 단단하게 메운 덕분이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그의 성장이 눈부셨다. 연기파 배우로 거듭난 김래원의 다음 행보가 무엇일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