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브라운관은 그야말로 ‘브로맨스(브라더+로맨스)’ 신드롬에 빠졌다. 남남(男男) ‘케미(케미스트리 준말)’로 남성시청자는 물론 여성시청자의 눈까지 사로잡고 있는 것. 여자들의 우정도 충분히 소재로서 삼을 수 있지만 MBC ‘일밤-진짜사나이’에서 단발성으로 여군특집을 마련한 것과 tvN ‘꽃보다 누나’가 ‘워로맨스’ 예능 프로그램의 전부다. 그렇다면 왜 ‘브로맨스’인 걸까. 제작진에 그 이유를 물었다.
◇ ‘삼시세끼’ 나영석 PD “예능서 男 출연자 선호, ‘브로맨스’ 자연 생성”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 어촌편’은 차승원·유해진의 ‘브로맨스’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어리바리’ 캐릭터 손호준이 합류해 남자 게스트 사이에서 보기 힘든 가족 이미지를 구성했다. ‘브로맨스’의 전형적인 콘셉트를 완성한 것.
나영석 PD는 일부러 ‘브로맨스’를 연출한 건 아니지만 차승원과 유해진의 오랜 친분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나 PD는 두 사람이 안사람과 바깥사람으로 역을 분담한 것에 대해 “일부러 연출한 건 아니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알아온 까닭에 알아서 역할을 분담하더라”며 “차승원이 부엌일을 하는데 우리 어머니가 생각났다. 잔소리하고 요리하는 게 비슷했다. 그래서 ‘차줌마’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로맨스’ 열풍에 대해 “야외에서 하는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은 남성 출연자들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예전에 ‘여걸식스’ ‘무한걸스’ 등 여성 출연자로만 이뤄진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없지 않으냐. 그러니 자연스레 ‘브로맨스’가 많이 눈에 띄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사진 제공=CJ E&M, KBS |
◇ 유호진 PD “‘1박2일’은 ‘브로맨스’로 돌아가는 프로그램”
KBS2 ‘해피선데이-1박2일’도 김주혁, 김종민, 김준호, 정준영, 데프콘, 차태현 등 여섯 명의 ‘브로맨스’가 살아있다. 유호진 PD도 ‘브로맨스’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전부터 남자들의 끈끈한 정이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힘이었다고 자신했다.
유호진 PD는 “여섯 명의 ‘브로맨스’도 재밌지만 개인적인 라인도 볼거리다. 특히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되는 ‘브로맨스’는 바로 김준호와 김종민이 이루는 ‘바보 브로맨스’다”고 지목했다. 그는 “두 사람이 함께 프로그램을 오래하면서 만들어진 믿음이 있다”며 “김종민은 ‘김준호를 막대해도 미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한 감정이 있고, 김준호도 그런 김종민을 귀여워 하며 받아주는데 이게 프로그램에 재미를 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가에서 ‘브로맨스’에 집중하는 이유를 두고 “여성 출연자들과 함께한 제작진에게 들어보니 남성 출연자에 비해 촬영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 여자 스타들은 지켜야할 이미지가 있어서 끝까지 망가지기 어렵고, 신체적으로 고난도 미션을 시켰을 때 더 위험해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도 이들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그는 “현재 예능 프로그램은 대부분 남자들이 야외에서 활동하는 포맷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브로맨스’는 남성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음과 동시에 여성 시청자들도 호응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시청률을 높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