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역시 안판석 사단이었다. LTE급 전개와 명연출이 돋보였다. 색감마저도 영화 같았다. 대사, 연기 등은 말할 것도 없었다. SBS 새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는 첫 회부터 흥행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23일 오후 첫 방송된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는 재벌2세이자 고3인 한인상(이준 분)과 평범한 여고생 서봄(고아성 분)이 하룻밤 불장난으로 아이를 가진 뒤 두 집안이 발칵 뒤집어지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서봄은 몰래 기숙사를 찾아온 한인상에게 대학 합격 전까지 만나지 말자며 이별을 고했다. 그러나 인기척이 들리자 한인상을 방에 들였고 자연스럽게 사랑을 나누게 됐다.
이후 서봄은 한인상 모르게 임신했다. 게다가 학교도 자퇴하고 주소며 전화까지 싹 바꿔버려 한인상을 애타게 했다. 혼자 아이를 낳을 심산이었다. 그러나 한인상이 끈질긴 추적 끝에 그를 찾아내면서 둘은 ‘재결합’이란 행복한 결과를 얻었지만 반면 양쪽 집안엔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워지며 본격적인 갈등을 예고했다.
철부지 고등학생 커플의 혼전 임신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다뤘지만 방송 시작 10분 만에 아이를 갖고 20분 만에 배가 부르는 마법 같은 전개와 곳곳에 심어놓은 웃음 코드로 큰 거부감 없이 60분을 즐길 수 있었다.
전체 얼개 또한 시청자의 혼을 쏙 빼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했다. 논리와 이성을 앞세운 법조계 명문가지만 아들 한인상의 사법고시를 앞두고 유명 무당을 몰래 불러 굿을 하는 이중적인 1% 상류층 한정호(유준상 분) 최연희(유호정 분) 부부와 억척스럽지만 ‘화목’을 중요시하며 살아온 서형식(장현성 분) 김진애(윤복인 분) 부부의 대조적인 일상은 앞으로 갈등을 예고함과 동시에 웃음도 유발했다. 자식들의 ‘불장난’을 두고 벌어질 두 집안의 갈등은 아직 시작도 안 했지만 이런 대조만으로도 보는 이를 ‘쫄깃’하게 했다.
캐릭터도 살아있었다. 한인상과 서봄의 풋풋한 사랑은 시청자를 미소 짓게 했다. 아이가 생겼다는 두려움으로 한강에 빠지려다가 물이 차가워 발도 못 담그는 소심한 남자 한인상, 그런 남자 친구를 당차게 꾸짖으며 정신차리게 만드는 서봄의 알콩달콩한 연애가 자연스럽게 웃음보를 자극했다. 여기에 정계에 야망을 지닌 CEO 한정호와 내숭 100단 사모님 최연희의 응큼한 속내는 블랙코미디 그 자체였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이처럼 연출, 극 전개, 연기 어느 하나 지적할 것 없이 삼박자를 고루 갖추며 대형 히트작 탄생을 예감케 했다. 방송 직후 실시간으로 올라온 누리꾼들 반응들도 이를 뒷받침했다. 대부분 작품을 칭찬하며 “재미있다” “이 드라마 아주 물건이다” “뭐 이런 드라마가 다 있나 싶었다” 등 호평을 쏟아냈다. 또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사람들의 남다른 관심도를 시사했다.
30부작 머나먼 여정을 시작한 ‘풍문으로 들었소’가 상쾌한 첫 출발처럼 최고의 컨디션을 그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