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영화 ‘기생수 파트1’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기생수 파트1’은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인간과 기생생물의 공존에 대해 그렸다.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기생 생물들은 ‘인간의 개체 수 줄이기’를 목표로 지구에 당도했다. 기생 생물은 인간의 귀로 침투, 뇌를 지배한다. 이들은 자신의 영양 공급원인 인간의 피를 충당하기 위해 인간의 탈을 쓰고 주변인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그 와중에 한 기생 생물은 신이치(소메타니 쇼타 분)이 뇌를 뺏는데 실패, 그의 팔로 침투한다. 오른쪽 팔에 기생하게 됐기에 ‘오른쪽이’(아베 사다오 분)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생물은 신이치와 공존을 선포한다. 이 장면이 주는 기묘한 감각은 인간이 자신의 신체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데서 온다.
↑ 사진=기생수 파트1 포스터 |
‘기생수 파트1’에서는 이런 끔찍함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오른쪽이는 신이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말하고 행동한다. 게다가 호기심이 많아서 시도 때도 없이 질문하며, 신이치가 당황스러운 상황을 연출한다. 반복되는 웃음 코드에 오른쪽이의 이미지는 기이함에서 깜찍함으로 변한다. 차츰 인간 사회와 자기 동족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 오른쪽이는 결국 신이치 편에 서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더욱 인간 친화적으로 변화했다.
이쯤에서 ‘과연 인간과 기생 생물이 공존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오른쪽이는 자신의 동족을 죽여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었고, 신이치는 기생 생물에 뇌를 지배당한 엄마의 목을 베야 했다. 신이치와 오른쪽이는 인간 세계와 기생 생물 세계, 그 중간에 섰다. 두 사람(?)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애쓸까, 혹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 애쓸까.
기생 생물 집단의 수장 료코(후카츠 에리 분)의 질문이 작품의 전반을 관통한다. 그가 갖는 의문이야 말로 신이치와 오른쪽이가 헤쳐가야 할 위험, 고뇌를 대변한다. “인간의 수가 반으로 줄면, 불타는 숲도 반으로 줄까.” 오는 26일 개봉.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