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던 한국대중음악상. 하지만 12회 결과만 본다면 대중과 전문가들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제 12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음악 관련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서 음원순위와 판매량 등의 조건을 배제하고 심사를 해서 결정하는 시상식으로 올해는 종합 4개 분야와 26개 세부 부문을 시상했다.
록 부문에선 단편선과 선원들과 아시안체어샷, 모던록 부문에선 로로스와 9와숫자들, 포크 부문은 김사월X김해원과 권나무, 팝 부문 악동뮤지션과 소유X정기고, 댄스&일렉트로닉 부문의 윤상, 해오(HEO), 랩&힙합 부문은 화지와 비프리, 알앤비&소울 부문은 크러쉬와 자이언티, 재즈&크로스오버 부문은 이선지, 한승석X정재일, 김창현이 수상했다.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한 자리에 모였기 때문에 수상 소감을 듣는 것도 깨알 재미였다. 비프리와 화지는 밉지 않는 자신감 넘치는 소감으로 현장을 떠들썩하게 했고 단편선과 선원들은 전년도 수상자였던 옐로우 몬스터즈에게 티아라를 받는 웃지 못할 풍경을 만들기도 했다. 포크 부문을 수상한 권나무, 김사월X김해원은 감격에 겨운 듯 진지하게 소감을 내뱉었다.
한국대중음악상에서도 볼 수 있는 별미 중 하나는 축하공연이었다. 시상식 포문을 연 로큰롤 라디오를 시작으로 선우정아, 김오키, 윤영배, 옐로우 몬스터즈까지 단순한 축하 무대가 아닌 정성을 담은 무대를 보여줬다. 윤영배는 시상식 참여를 위해 제주도에서 날라왔고 선우정아는 3곡을 이어지게 편곡해서 무대에 올랐다. 마지막 무대였던 옐로우 몬스터즈는 객석의 뜨거운 환호 속에 열정을 불태운 무대를 보여줬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색소포니스트 정성조, 블루스의 채수영, 신해철을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 영상을 통해서 이들의 활약상을 함께 살펴봤고 김오키의 재즈 공연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이번 한국대중음악상의 결과 중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들에게도 사랑을 많이 받았던 곡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는 점이다. 2014년 최고의 음원으로 꼽힌 소유X정기공의 ‘썸’이 2관왕을 안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 동안 한국대중음악상은 인디 뮤지션들이 대거 뽑히면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쓴 소리를 들어왔다. 하지만 이번엔 록, 힙합, 포크 등의 장르에서 주로 활약하는 인디 뮤지션과 악동뮤지션, 소유X정기고, 자이언티, 크러쉬, 이승환 등 메이저 뮤지션들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노래가 전문가에게도 인정을 받으면서 그만큼 메이저 음악들의 완성도를 입증한 것이다.
물론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다. 인디 뮤지션들이나 연주자들은 수상 경우 당연히 참석을 하는 반면 메이저 음악인들은 여전히 대리수상이 많다는 점이다. 다행히 2관왕을 차지한 정기고가 뒤늦게 참석해 시상식을 빛냈지만 후보에 오른 이들은 물론 수상한 악동뮤지션, 인피니트, 박재범은 볼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여자 음악인 상을 받게 돼 시상식에 참석한 핫펠트가 오히려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한편 제 12회 한국대중음악상은 오는 3월7일 오후 9시 MBC뮤직을 통해서 녹화 중계될 예정이다.
남우정 기자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