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지난 2013년 12월5일 개봉한 예술영화 ‘영 앤 뷰티풀’은 영화감독 프랑소와 오종의 작품이다. 우연히 매춘에 빠진 여고생의 감정과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특히 매춘과 여기에 빠진 소녀라는 소재가 자극적이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번의 계절과 이 변화를 통해 매번 달라지고 성장하는 소녀의 감정이 매우 감각적이다.
소재와 내용, 일부 장면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 그러나 소녀의 감성과 프랑소와 오종만의 색깔이 어우러져 발칙하게 아찔하고 자극적이다. 영화의 배경과 인물의 상황을 풀어내는 과정은 부드럽기에 결코 야하고 자극적인 영화만은 아니다. 충분히 많은 걸 생각하게끔 기회를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영 앤 뷰티풀’에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매겼다. 영등위에 따르면 영화를 ‘성적 호기심이 가득한 17세 여자의 성적 일탈을 그린 내용’이라고 정의했고, 주제와 선정성, 대사, 모방위험은 ‘높음’ 폭력성은 ‘보통’ 공포는 ‘낮음’ 약물은 ‘다소높음’이다. 즉 영상의 표현에 있어 선정적인 부분은 성적 행위 등의 묘사가 빈번하고 노골적이며 자극적인 표현이 있고, 그 외 대사, 모방위험 및 주제 부분에 있어서도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영화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등위가 주장한 대로 그렇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영화는 아니다. 소재 자체 매춘이고 여기에 푹 빠진 소녀가 주인공이기에 모방위험의 노출은 매우 높다. 관계를 맺는 장면과 다소 저속한 대사가 많지는 않지만 등장하기에 이 역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 맞다.
그러나 주제는 충분히 성과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고, 성 관계를 맺는 장면도 다른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에 비해 저속하거나 강렬하지 않고 딱 적당한 수준이다. 소녀의 일탈이 멈출 뻔한 일부를 제외한다면 사실 상 강렬한 관계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마치 감각적이고 섬세하게 성을 그려낸 ‘님포매니악’을 보는 것처럼, 대놓고 자극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예민하고 더 부드럽게 성을 담아내 거부감도 없다. 소리와 다양한 자세 등으로 화려한 볼거리만을 선사했던 다른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와 달리, ‘영 앤 뷰티풀’은 성을 통해 내면이나 외면으로 고뇌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소개하는 셈이다.
때문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맞지만, 관계를 맺는 부분을 조금만 수정한다면 충분히 15세관람가가 될 가능성이 보인다.
영화의 등급은 좀 더 유익하고 알차게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주는 팁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냉정하고 단호한 등급은 오히려 선택의 기회를 방해하는 가하면, 아예 선택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충분한 이해를 위한 설명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성에 있어서 영등위의 등급은 더욱 냉정하다. 그렇다고 연령층 구분 없이 열린 시선도 좋지는 않지만, 오히려 성에 대해 닫힌 시선이 역효과를 불러올 가능성도 크다. 모방위험이란 위험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성’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를 대하는 영등위의 조금은 더 열린 시선만이 관객의 영화 보는 눈을 높일 수 있다.
‘영 앤 뷰티풀’의 경우, 자극적이지만 작품이 주는 메시지나 성에 감각을 더한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연출력, 네 계절의 변화에 따른 주인공의 심리 분석 등 성보다 더욱 돋보이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좀 더 등급에 있어 열렸더라면 성교육을 위한 영화가 됐을 지도 모른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포스터, 영등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