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에서 전라노출과 삭발을 감행한 배우 김호정이 눈길을 끈다.
17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화장’ 언론시사회에서 임권택 감독은 102번째 작품을 만들면서 했던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임 감독은 특히 쇠약한 아내가 용변을 처리하지 못해 남편에게 도움을 받고, 자신의 몸을 씻겨주는 남편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화장실 장면을 언급하며 김호정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여배우는 전라 연기를 해야 했다.
그는 “김호정과 안성기가 욕탕에 있는 신이 가장 힘들게 찍은 장면”이라면서 “처음에는 반라 신으로 했는데, 사실감이 잘 살지 않더라. 그래서 김호정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라신을 찍었다. 그런데 김호정이 흔쾌히 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부인을 수발하는 과정이었다. 반신으로만 관객이 유추한다고 해도 내 의도가 전달될 것 같지 않았다”며 “전신을 찍어야 했다. 하지만 그 부분에서 추함이 드러나면 감독으로서 큰 실례를 범한다는 생각을 했다. 무사하게 목적한대로 잘 찍혀 영화를 빛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 자리 빌려서 김호정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번 더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호정은 “감독님의 말에 정말 감격스럽다”며 “시나리오 받고 그 부분이 가장 강렬했고 가장 힘들지만,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는 굉장히 큰 의미다. 내가 새로운 마음을 먹게 한 작품이다. 오랜만에 영화 찍고 행복하게 할 수 있게 한 용기 북돋워줬다”고 좋아했다.
앞서 김호정은 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구 월석아트홀에서 진행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화장’ 기자회견에서 “사실 시나리오에선 성기 노출 장면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면서 “처음에는 상반신 중심으로 찍었는데 풀샷으로 찍은 것을 감독님이 제안하셔서 흔쾌히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투병을 하는 역할이 힘들지 않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실제로 투병을 한 경험이 있어서 처음에는 못 하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호정은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는 해야될 거고, 배우의 운명이란 이런 건가 생각하면서 담담하게 찍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김호정의 말을 들은 김규리는 “언니가 투병했단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다”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김호정은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1999년 영화 ‘침향’으로 스크린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영화 ‘플란다스의 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꽃피는 봄이 오면’ ‘즐거운 인생’
‘화장’은 죽어가는 아내(김호정)와 연정을 품고 있는 젊은 여자 추은주(김규리)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한 중년 남자 오상무(안성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김훈 작가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4월9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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