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다양한 영화들이 극장에 개봉돼 관객을 만나고 있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전국 2184개 스크린 중 독립영화만을 위한 스크린 수는 단 0.18%에 불과하다. 극장을 찾는 이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이 접하는 영화는 주로 상업영화이며 독립영화는 관객 선택의 폭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영관 부족과 터무니없는 상영시간 등 쟁쟁한 영화들에 밀리고 있는 독립영화를 위해 대구에 오오극장이 생겼다. 지난 2월11일 개관식을 진행한 오오극장은 대구의 영화인과 시민단체,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생겨진 독립영화관이다. 특히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최초로 문을 여는 공간이기에 그 자체만으로 매우 의미가 깊다.
개관에 앞서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최태규 사무국장은 MBN스타에 “대구독립영화전용관은 지역의 독립영화를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상영함으로써 지역 독립영화의 창작 및 상영의 저변을 넓혀가는 소중한 영화관”이라며 “독립영화 상영과 창작을 함께 간다는 의미로 지역 로컬 영화의 비중을 늘릴 것이며, 지역에서 제작되는 독립영화들은 상영기회가 적어 관람이 불가했지만 독립영화관이 개관된다면 관객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게 된다. 덕분에 창작하는 재미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진=오오극장 홈페이지 캡처 |
개관한지 약 한 달이 조금 넘은 오오극장은 현재 영화 ‘소셜포비아’를 비롯해 ‘댐키퍼’ ‘망대’ ‘그라운드의 이방인’ 등이 상영 중이며,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삼척’ ‘아들이 시간’ ‘지나가는 사람들’ ‘대답해줘’ ‘소꿉놀이’ ‘밀양, 반가운 손님’ ‘김 알렉스의 식당:안산-타슈켄트’ ‘서둘러 천천히’ ‘편지’ 등을 상영하는 기획전 ‘인디다큐페스티발 2015 in 대구’도 함께 관객을 만나고 있다.
오오극장이 조금이나마 독립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2014년 10월8일 거제아트시네마에 따르면 경남 유일의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인 거제아트시네마가 문을 닫았다. 이는 운영비 부족으로 폐관한 것이다. 독립영화는 관객의 무관심과 운영비 부족 등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독립영화계의 관심을 받아도 이에 호응해 줄 관객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며, 관객의 관심이 있어도 정작 영화관이 운영이 안 된다면 관심은 있으나 마나다.
오오극장 역시 지금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언제 관심이 무관심으로 바뀔지는 모른다. 극장 개관이 다소 풀이 죽은 독립영화계를 살리기 위해선 오오극장의 앞으로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이어 “오오극장이 서울 이외의 지역에 처음 만들어진 만큼, 지역영화들의 제작 활성화를 도우려 한다. 사실 영화를 제작해도 상영할 공간이 적은 게 현실인데, 극장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는 것”이라며 “거기에 커뮤니티 시네마라는 개념인 지역 사회에 있는 영화관으로서 관객 또는 공동체와 연결해 공동의 프로그램 만들고 영화를 매개로하는 소통의 공간으로서의 관객을 만나려고 한다. 때문에 소비만을 위한 영화관이 아니라 참여하고 소통하는 영화관이 되는 셈”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 관계자는 “오오극장 상영 프로그램의 비율을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개봉하는 한국독립영화는 50~60%, 지역독립영화는 20%, 영화제와 시사회 등을 위한 대관이 10%, 커뮤니티 시네마를 포함한 해외 독립영화가 10%다”라고 설명하면서 “한 달밖에 되지 않아 관객수가 정확하게 집계되진 않았지만 약 600명 이상이 극장을 찾았다. 아쉬운 수치이지만 아직 개관 초기니까 희망이 보인다”고 강조해 밝은 독립영화계의 미래를 예고하기도 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