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기자회견에 억울한 마음을 보여줄 수 있사오니, 스타 여러분은 ’눈물즙‘을 필히 지참하길 바랍니다.’
어디선가 안내방송이라도 흘러나오는 것일까. 요 근래 잦아진 스타들의 기자회견에는 ‘눈물즙’이 필수 지참물이었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리라 더욱 그랬을 터. 그러나 연이어 터지는 눈물즙 퍼레이드가 보는 이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최근 진행된 기자회견만 해도 수차례다. 억대 도박설에 휘말린 태진아부터 소속분쟁으로 잡음을 일으켰던 김태우와 길건까지, 대부분은 자신의 입장을 공개하기 위한 자리였다. 저마다 논란을 떠안은 스타들이라 대중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보이기엔 기자회견만큼 좋은 기회도 없었을 터.
↑ 사진=MBN스타 DB |
하지만 눈물로 일관한 이들의 태도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논리적으로 불합리한 점을 조목조목 따졌더라면 더 보기좋은 그림이 아니었을까’라는 시각도 있었다. 취재진을 모아 벌이는 기자회견이니만큼 이성적인 태도를 취했다면 그들의 주장에 호소력이 더 생기지 않았을까라는 씁쓸한 뒷맛도 감돌았다.
눈물은 스타의 억울한 심정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각적 장치다. 여기에 ‘가족’이란 단어까지 언급하면 제3자의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스타들의 눈물 릴레이가 우려되는 건 이런 감정적 대응이 논점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태우가 길건과 계약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아내를 사랑한다”며 눈물로 호소하자 누리꾼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진심은 눈물을 흘려야만 보이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모든 걸 털어놓을 때 빛이 난다. 억울해도 논리적으로 사실을 전달할 수 있는 프로 정신이 필요할 때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