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10년 후에는 아마도 제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수 있는 개그기획사를 차려 우리 세윤이를 키우고 있지 않을까요. 그까이거 뭐 어렵나요. 그냥 대충대충 하면 되지.” (동아일보 인터뷰 中, 2005)
2005년 26살의 신인 개그맨 장동민은 10년 후 자신의 모습에 대해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개그기획사를 차려 개그맨을 키우고 있지 않을까하고 전망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10년후인 2015년, 비록 그가 말했던 개그기획사는 아니지만, 적어도 현 대한민국에서 가장 전도유망한 개그맨 장동민으로 우뚝 섰다는 것이다.
개그맨으로서 장동민의 인생은 처음부터 술술 풀렸다. 물론 개그맨이 되기 전 나름의 뼈를 깍는 노력과 어려움, 고충들이 있었겠지만, 2004년 KBS 19기 개그맨으로 데뷔해 1년 만에 ‘그까이거 대충’해서 빵 떠버린 것이다. 그로부터 10년 후,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장동민이 대중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여전히 한결같다. 툭툭 내뱉듯이 하면서도 간지러웠던 속을 긁어주는 시원한 독설과 그까이거 대충 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람들을 웃게 하는 개그코드까지.
“어차피 난 안 바뀌니까요. 내가 착해지고 누구한테 맞추는 일은 없어요. 근데 나이가 너무 어린데 화내고 윽박지르면 비호감이잖아요. 그래서 나이만 먹어보자 한 거죠. 예전에는 선배님들이 날 잘 모르니까 ‘쟤 뭐야?’ 하셨거든요. 근데 10년 넘게 똑같이 살았더니 MC 형들도 제가 원래 예의가 바른데 방송에서만 그렇다는 걸 아세요.”(아이즈 인터뷰 中, 2014)
그의 말처럼 10년을 한결같이 살았더니 새로운 전성기가 열렸다. 2014년 tvN ‘더 지니어스3’에서 최종우승을 하며 ‘지니어스’한 처세술과 냉철한 판단력, 재빠른 순발력을 자랑한 장동민은 단순한 ‘욕쟁이’를 넘어서는 매력까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가식 없는 솔직함과 남성다운 모습으로 여심까지 공략중인 장동민은 ‘예능프로그램 섭외 제1순위’다. 최근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새 멤버 찾기 프로젝트 ‘식스맨’ 후보로 선정되며, 가장 유력한 ‘무한도전’ 차기 멤버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데뷔 이후 제 2의 전성기로 불려도 무관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장동민이지만 그런 그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하루 중 여명의 직전시간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2014년 다시 부각받기 시작한 장동민은 바로 그 직전가지 슬럼프에 힘들어 했었다.
“작년 이 즈음에 개인적으로 슬럼프가 왔다. 아마추어까지 합하면 10년 정도의 활동 중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작년에 제가 엄청나게 예민해지더라. 그러다 문득 주변을 둘러봤는데, 제가 무너지면 제 주변 사람들이 다 무너지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래도록 옹달샘 멤버들과 10년간 함께 한 소속사의 이사와 얘기를 나눴다. 다들 하나같이 나를 위한다는 걸 느꼈다. 그 순간 ‘스케줄에 관심 안 가지고, 개인 생활 아무 것도 없이 살 테니 열심히 방송할 수 있게 스케줄 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하니 올해 봄부터 많이들 찾아주셨다.” (MBN스타 인터뷰 中, 2014)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14년을 연 장동민은 몸은 힘들지언정 그 누구보다 열심히 방송에 임하고 있다. ‘그래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가식 없는 돌직구를 날리고, 아니다 싶은 것에는 거침없이 욕설을 가한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장동민의 이 같은 콘셉트는 연예계에서 전혀 새롭거나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 이미 개그맨 박명수나 김구라 등이 선보여왔던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대중들이 열광하고 사랑하는 이유는 뭘까. 이와 관련해 장동민은 ‘무한도전’ 출연 당시 “박명수는 사리사욕이라면 나는 정의로운 욕”이라고 설명했다.
“내 욕은 해야지 해서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욕하고 싶은 상황에서 하는 거니까.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계속 잘난 척을 한다, 그럼 누구나 속으로 ‘미친 거 아냐?’ 생각을 하는데 말을 못 하잖아요. 그때 제가 욕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분위기도 좋고 다른 사람들도 웃고 하는 거지 제가 악감정이나 사심이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에요.” (아이즈 인터뷰 中, 2014년)
↑ 사진=무한도전 캡처 |
장동민은 자신의 성격에 대해 오지랖이 넓다고 말한다. “누가 할 거면 내가 하는 게 낫고, 누가 아프면 제가 아픈 게 낫고, 누가 책임져야 한다면 제가 책임지는 게 낫다”는 것이 장동민이 말하는 장동민의 성격이다. 이 같은 성격은 방송에서 직설적으로 말을 하는 장동민의 캐릭터를 만들어 낸 것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이 같은 오지랖으로 ‘언제까지 주변 사람들만 챙길 거냐. 좀 더 얍실하게 살라’는 조언을 들었다는 장동민. 그런 와중에 장동민은 ‘더 지니어스3’ 출연을 제안 받게 되고, 이에 ‘내가 진짜 잘못 살았는지 테스트를 해보자’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다. 물론 결과는 앞서 말한 것처럼 최종우승이었다.
“배신하지 않고, 뒷통수 치지 않고도 살아남으면 제 방식이 맞는 것 아니겠냐는 생각에 출사표를 던진 거다. 이번 우승을 통해 장동민이 잘못 살지 않았다는 확신을 했고, 하늘도 제게 ‘앞으로도 그렇게 살라’고 말하기 위해 우승을 준 것 같은 기분이 든다.”(MBN스타 인터뷰, 2014년)
장동민은 작년 ‘지니어스3’ 우승 직후 진행됐던 인터뷰에서 2015년 새해목표로 “장동민하면 생각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최종목표인 롱런이 가능한 프로그램, 중년의 인생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나고 싶고 말했던 장동민은 어쩌면 그의 인생에서 반이 될 지도 모르는 ‘무한도전’을 만났다. 아직 식스맨 프로젝트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그의 모습을 ‘무한도전’에서 볼 수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무한도전’에서 보게 된다면 추격전에서는 ‘지니어스3’에서 보여주었던 빠른 두뇌회전을, 몸개그에서는 개그맨 특유의 개그코드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약 떨어진다 해도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생이라는 날개를 단 그의 활약은 당분간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