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두정아 기자] “너 어디서 반 마리니(반말이니)?” “아니아니, 치킨은 한 마리지. 언니, 치킨 마음에 안들죠?”
이른바 ‘욕설 동영상’으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가수 예원과 배우 이태임이 각종 패러디를 양산하고 있다.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은 물론, 특히 이슈에 민감한 광고 업계에서는 이들의 대화 내용을 패러디한 광고를 발 빠르게 내 놓으며 화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 치킨 업체는 예원과 이태임의 대화를 풍자한 패러디물 광고를 선보였다. 30여초 분량의 이 광고는 예원과 이태임의 ‘욕설 동영상’의 비슷한 배경과 모델을 내세우고 대화 내용을 살짝 바꿨다. 이태임이 “너 어디서 반말이니”라고 한 부분을 “너 어디서 (치킨) 반 마리니”라고 바꿨으며 “언니 저 맘에 안들죠?”라는 예원의 멘트를 “언니 치킨 마음에 안들죠?”로 고쳤다. 이 업체는 매출이 2배 이상으로 껑충 뛰면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앞서 이태임은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이하 ‘띠과외’) 녹화 당시 게스트로 출연한 예원에게 욕설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하차했다. 당시 여론은 이태임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겨눴고, 결국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전면 하차하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촬영 동영상이 일부 유출되면서 여론의 판도는 뒤바뀌었다. 예원의 행동이 욕설논란이 일었던 초반에 진술했던 내용과 달랐던 것. 이후 예원은 거짓말했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당사자들들 뿐 아니라 프로그램에도 후폭풍이 불어 ‘띠과외’는 결국 폐지됐다.
치킨 업체뿐 아니라 대형 피자업체도 패러디 광고에 가세했다. 이 업체는 “언니, 저 마음에 안들죠? XXX보다 맛있어서” “남이 먹는 건 괜찮고 보는 건 안 좋아?” 등의 내용을 광고 문구에 넣었다. 뒤늦게 화제가 되자, 이 업체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문구를 수정했다.
패러디 광고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발한 상상력이 동원되는 만큼 이슈몰이에 유리하다. 시의를 따른 교묘한 마케팅으로, 웃음을 유발하고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 초에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을 봉지 째 줬다는 이유로 승무원에게 내리라고 소리쳤다는 것과 관련해, ‘땅콩 리턴’을 활용한 패러디물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패러디가 인권 침해 및 조롱의 수준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개인의 논란을 웃음거리로 악용하는 것은 당사자를 고려하지 않은 얄팍한 상술에 머문다는 것이다. 때문에 적절한 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작년 배우 한진희와 금보라는 자신들이 출연했던 통신사 광고를 패러디한 모 정당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일부 승소한 바 있다. 이 정당은 ‘내 데이터는 2배, 리얼리?’라는 문구를 패러디해 홈페이지에 게재했었다. 재판부는 “홍보물의 내용과 이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감안할 때 원고들의 대중적 인기와 이미지에 부정적이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초상권 침해로 인한 두 사람의 정신적 손해를 인정한 바 있다.
두정아 기자 dudu0811@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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