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스물’은 한국 영화의 결핍이 대두되는 가운데, 다수의 외화들과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스물’은 지난 7일 하루 동안 5만5651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켰다. 지난달 25일 개봉 이래 누적관객수는 232만2728명이다.
‘스물’은 지난달 31일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다 지나 1일 개봉한 영화 ‘분노의 질주:더 세븐’에 자리를 내주고 현재까지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물’이 외화들 사이에서 꾸준한 흥행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로는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과 주연 배우인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 역시 영화의 흥행 요인 중 하나라고 입을 모을 것이다. 스무 살, 세 친구인 김우빈과 이준호 그리고 강하늘의 곁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네 명의 여배우들(정소민, 이유비, 민효린, 정주연)은 물론, 극의 웃음을 책임지는 막강한 조연(김의성, 오현경, 안재홍)의 활약도 눈여겨볼만 하다.
◇ “4인4색 여배우들을 주목하라”
정소민, 이유비, 민효린, 정주연은 동갑내기 세 친구인 치호(김우빈 분), 동우(이준호 분), 경재(강하늘 분)와 얽히고설키며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정소민은 고등학교 시절 자신의 가슴을 만지고 도망간 치호와 헤어졌다 만나길 반복하는 오래된 여자친구 소민 역을 연기했다. 그녀는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빅맨’ 등 매 작품마다 색다른 이미지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 역시 세 친구와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로 지낸 인물로 친근하면서도 어른스러운 캐릭터를 소화했다.
드라마 ‘착한남자’ ‘피노키오’를 통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여동생 이미지’의 이유비는 ‘스물’에서도 경재의 여동생 소희로 분해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특히 동우에게 지치지 않고 들이대는 모습으로 솔직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어필한다.
영화 ‘써니’에서 얼음공주 수지 역을 맡아 도도한 매력을 발산했던 민효린은 또 한 번 도도한 동아리 선배로 분했다. ‘스물’에서 진주 역을 맡은 그녀는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전형적인 여자의 모습을 그리면서 경재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마성의 여자로 분했다.
마지막으로 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 묘한 악녀로 이름을 알린 정주연은 바람둥이 치호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배우 지망생 은혜 역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짧은 등장으로 웃음 책임진다”
김의성, 오현경, 안재홍까지 막강한 조연진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 연기를 선보이며 ‘스물’에 활력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한다.
‘북촌방향’ ‘건축학개론’ ‘관상’ 등 작품의 몰입도를 끌어 올리는 신스틸러 김의성은 아들 치호에게 거침없이 이단옆차기와 독설을 날리면서도 친구 같은 아빠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오현경은 첫째 동우부터 쌍둥이 막내까지 4형제를 둔 미모의 엄마로 등장한다. 오현경은 동우 몰래 통장에서 돈을 빼서 쓰는 철부지 엄마의 모습과 동시에 누구보다 아들을 아끼는 사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영화 ‘족구왕’으로 대종상영화제,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후보에 오른 충무로 기대주 안재홍은 정개의 대학친구 인국 역을 맡았다. 극중 안재홍은 신입생 환영회에서 상상초월 주사를 부리는 경재의 모습을 SNS에 올려 그를 SNS 스타에 등극시킨 대학친구로,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마음껏 펼쳐냈다.
한편, ‘스물’은 인기만 많은 놈, 생활력만 강한 놈, 공부만 잘하는 놈 등 인생의 가장 부끄러운 순간을 함께 한 스무 살 동갑내기 세 친구의 자체발광 코미디를 담았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