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오디션이 식상하다’는 편견을 깰 작은 가능성이 보였다. 바로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이하 ‘K팝스타4’) 속 인디 뮤지션 이진아의 등장부터였다. 출중한 연주 실력과 악곡 센스로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로서 제 기량을 발휘한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계를 넓힐 희망의 ‘점’이었다.
‘K팝스타4’는 13일 오후 케이티 김을 우승자로 확정하며 5개월 간 대장정을 마쳤다. 이날 결승전은 케이티 김과 정승환이 각축을 벌였지만, 톱3에서 떨어진 이진아의 공백은 컸다. 이는 반대로 ‘K팝스타4’에서 그의 존재감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기도 했다.
애초 ‘K팝스타4’ 제작진은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시즌이 지난 방송과 다를 것임을 시사했다. 당시 심사위원 박진영은 “아티스트 성향의 참가자들이 많이 있다. 호흡, 발성을 말하면 안 되는 아티스트 참가자들의 수준이 우승권에 가깝다”고 자부했고, 양현석 역시 “‘K팝스타’ 역대 시즌 중 가장 ‘대박’인 해다. 시즌3에 비해 참가자들의 실력이 출중하다”고 자랑했다.
↑ 사진=SBS 제공 |
이들의 말은 방송으로 입증됐다. 특히 수많은 참가자 사이에서 이진아는 ‘냠냠냠’ ‘시간아 천천히’ ‘치어리더 쏭’ ‘겨울 부자’ 등 자작곡 7곡으로 생방송 무대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사실 이진아는 심사위원들이 평가했던 것처럼 가창력이 뛰어난 후보는 아니었다. 그러나 창작 능력과 자신만의 강한 색깔로 승부해 프로그램 내 독보적인 자리를 선점했다. 매 미션에서 개성 있는 자작곡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게 제공했다.
‘K팝스타4’도 이진아 효과를 봤다. 그동안 아이돌 양성 프로그램이란 혹평을 받았지만, 이진아의 출현으로 그 오명을 깨끗이 씻을 수 있었다. 또한 방송 직후 그의 음원 하나하나가 온라인 음원 사이트 상위권을 접수하고, 다른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BGM으로 사용되면서 홍보 효과도 누렸다. 아티스트형 참가자 발굴에 도전한 결과였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앞서 케이블방송 Mnet ‘슈퍼스타K6’도 이런 아티스트형 참가자들로 시청률 부진의 위기를 극복했다. 시즌5에서 스타 양성과 ‘사연팔이’에 집중해 시청률 ‘쪽박’을 찼지만, 다음 시즌에서 우승자 곽진언, 준우승자 김필을 비롯해 다양한 아티스트형 참가자들을 내보내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K팝스타4’ 이진아 사례도 그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슬픈 사연이 아닌 오로지 실력만으로 승부해도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더불어 ‘그 나물에 그 밥’이었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기도 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