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너네 나 몰라? 나 OO 매니저야~!’
일부 몰지각한 매니저 혹은 소속사 관계자들의 ‘갑질’ 행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대형 기획사 혹은 잘 나가는 톱스타 매니저라는 자부심으로 거들먹거리기는 물론 소위 ‘우리 스타님이 바쁘시다’는 핑계로 눈에 보이는 거짓말까지 일삼아 눈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왜 모를까. 그 말 한 마디가 그들이 우러러 모시는 연예인에게 고스란히 피해를 입힌다는 것을.
최근 개그맨 겸 DJ A씨의 매니저는 취재진을 향해 황당한 말을 꺼내놨다. 자신의 소속사는 대형기획사라 사진팀이 따로 있기 때문에 취재진이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것. 평소 인터뷰 때에도 소속사에서 직접 사진을 ‘보내주셨기’ 때문에 언론 매체에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같은 소속사 다른 연예인은 취재진 카메라에 잘만 포즈를 취하더만 무슨 소리냐고 묻자 ‘그건 그거고 우리 A는 다르다’는 애매한 대답이 돌아왔다. A씨 매니저의 ‘정중한’ 거절 덕분에 사진 기자는 허탕을 치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 디자인=이주영, 위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습니다. |
걸그룹 B의 소속사 관계자는 해당 걸그룹의 해외 인기가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라는 기사가 올라오자 그 매체를 찾아가 난동을 부렸다. 취재진을 향해 욕설을 내뱉고 분노하며 기사 삭제를 요구했지만, 그 ‘정중한’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과거 대형기획사 한 매니저는 소속 가수의 중국에서의 행사에 따라가 해당 가수와 동일한 클래스의 숙소를 요구하다가 면박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공연 주최 측 관계자는 “무대에 오르는 가수를 위해 편한 숙소를 제공하는 것이지, 매니저 허세 맞춰주자고 제공하는 숙소가 아니다"라며 어이없어 했다.
행사 진행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갑자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 걸그룹의 경우, 인지도 낮을 당시 도움을 주던 업계 관계자들을 종종 민망케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도 제대로 없을 때, 행사도 잡아주고 했을 당시 고마워하더니, 이제는 좀 떴다고, 황당한 행사 가격을 불러 당황했다. 매니저들 잇속 차리기에 결국 그룹 멤버들만 피해입는 셈"이라고 답답해 했다.
인터뷰 질문지를 검증하는 소속사들도 더러 있다. 연예인에게 민감한 질문이 있을까 봐 조심하는 관계자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되지만 모두가 알고 싶어하는 부분을 물어야 하는 기자들의 의무와 상충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 아닌가. 그러나 최근 한 아이돌 멤버 소속사가 ‘O,X’를 치며 사전 검열하는 모양새를 취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관계자가 조금만 더 생각하고 취재진과 긴 얘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해프닝이었을 텐데 그 마인드에 아쉬움이 남는다.
톱가수 C 소속사는 한 프로그램 제작진과 마찰을 빚었는데 그 이유가 녹화 시작 전부터 소속사 관계자가 제작에 끼어들며 ‘갑질’을 했기 때문. 프로그램 내 한 코너로 들어있던 공연 녹화 분량을 직접 편집하겠다고 강짜를 부리는가 하면, 그것도 못 믿겠는지 PD가 편집하는 동안 그 과정을 지켜보겠다며 월권을 행사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소속사는 한 마리 백조를 띄우기 위해 쉼 없이 움직이는 물갈퀴와 같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그 노고를 알아주는 이가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자만에 빠져 물갈퀴가 설렁설렁 움직인다면 그 백조는 그대로 물 아래 수장돼 버리기 때문이다. 소속사 ‘갑질’에 연예인이 멍들고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