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차이나타운’이 개봉했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 ‘분노의 질주-더 세븐’ 등 외화의 강세에 대적할만한 반가운 신작이라는 점이 반갑다. 그러나 무엇보다 충무로에 매우 부족했던 여자영화의 등장이라는 점이 예비관객을 자극하고 있다.
‘차이나타운’은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여자의 생존법칙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 김혜수와 김고은을 비롯해 박보검, 엄태구, 고경표, 이수경, 조현철, 이대연, 조복래 등이 출연한다.
특히 개봉 전 일찌감치 올해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돼 환영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어벤져스2’의 뒤를 이어 예매점유율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9일 현재, 5.4%의 예매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3만270명의 예매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다.
↑ 사진=포스터 |
“증명해봐. 네가 아직 쓸모 있다는 걸” “끔찍할 땐 웃어” “이젠 내가 쓸모없어졌네” 등 별로 길지 않은 대사도 김혜수가 하면 무게감이 느껴지고, 강렬하다. 예쁜 화장에 단정한 머리 등 외형적인 부분도 매우 평범하지만 김혜수만의 색이 느껴지며,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표 여배우답다. 특히 자장면을 먹거나 우아하게 고량주를 마시는 모습은 카리스마가 넘쳐흐른다.
김혜수가 워낙 눈에 들어오기에 김고은이 다소 묻힐까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자신만의 색으로 변신에 성공한 듯 보인다. ‘은교’와 ‘몬스터’에서 각각 파격적인 노출, 미친여자로 열연했던 김고은은 이번작품에서 지하철 보관함 10번에 버려져 아이이자 쓸모 있게 살아가는 일영 역을 맡았다.
↑ 사진=MBN스타 DB |
여배우만큼이나 남배우의 존재감도 눈에 들어온다. 훈훈한 박보검은 석현 역을 맡아 ‘친절함의 끝판왕’으로 여심을 자극한다. 선한 인상과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절한 모습이 다소 거칠게 다가갈 수 있는 ‘차이나타운’ 속 여유로 부각된다. 고경표는 치도 역을 맡아 악역 연기에 도전했다. 사실 악역인지 그를 그렇게 만든 세상이 악한 건지 의문이지만, 극중 치도가 가진 야망과 독기를 오롯이 표현해냈다. 엄태구 역시 빛난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과격한 액션 장면을 소화하며 미처 몰랐던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대사의 길이가 길지 않지만, 눈빛이 강렬해 더 눈에 들어온다.
‘쎄시봉’에서 송창식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던 조복래는 매우 강렬한 등장과 시작을 알린다. 단역으로 잠깐 모습을 드러내지만 이야기 흐름에 있어 나름대로 중요한 인물이다. 이미 많은 작품에 출연한 경험이 있지만 대중성이 부족했던 조현철은 ‘차이나타운’으로 제대로 이름 석 자를 알렸다. 래퍼 매드클라운 동생이자 배우, 감독인 조현철은 정신지체 역을 일말의 어색함 없이 잘 표현해냈다. 순진한 듯 하면서도 숨겨진 독기를 내뿜는 모습은 놀랍다. 때문에 ‘차이나타운’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