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사람을 위로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동안 폭발적인 에너지로 위로와 즐거움을 선사했던 데이브레이크는 이번에는 그 방법을 조금 바꿨다. 따뜻할 힐링곡을 내세운 것이다.
데이브레이크는 지난달 10일 디지털 싱글 ‘빛나는 사람’과 ‘마법처럼’을 발표했다. 지금껏 발라드 타이틀곡을 발표한 적이 없는 데이브레이크의 입장에선 도전인 셈이다.
“타이틀곡을 발라드로 해본 적은 처음인데 기존의 색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빛나는 사람’은 들으시는 분들과 긍정의 에너지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으로 썼다. 힘든 세상이지만 빛나는 순간이 있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았다.”(이원석)
↑ 사진=해피로봇 제공 |
또 다른 변화는 외부 프로듀서의 투입이다. 그 동안 본인들이 곡을 쓰고 만들어 왔던 데이브레이크는 이번엔 일본의 유명 프로듀서인 토미타 케이이치에게 편곡을 맡겼다. 토미타 케이이치의 손에서 탄생한 곡인 ‘마법처럼’은 화려한 편곡을 자랑하며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원래 좋아했던 뮤지션이기 때문에 신뢰가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저희를 이미 알고 계시더라. 처음으로 저희가 쓴 곡을 프로듀싱 맡겨봤는데 정말 만족스럽다. 근데 막상 연주를 해보니 걱정도 된다. 토미타 케이이치의 곡 특징이 듣는 사람에겐 어렵게 들리지 않는데 막상 연주를 하면 어렵다.”(김장원·김선일)
“‘마법처럼’은 촘촘한 연주력이나 디테일한 부분을 풀어내야 하는 곡이다. 편곡 자체는 물론 연주 자체도 화려하다. 굉장히 묘한 기분이다. 기존의 데이브레이크를 좋아하는 분들은 이질감 정도는 모르겠지만 스펙트럼이 넓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동안 이런 분위기의 곡들을 할 수 있는데 기회가 없었다. 이번 토미타 케이이치와의 작업은 그걸 화려하게 펼칠 수 있는 기회였다.”(이원석)
이런 데이브레이크의 시도를 가장 먼저 접한 이는 바로 팬들이다. 데이브레이크는 정식 음원을 발매하기 전 벅스TV에서 주최한 라이브 무대에서 신곡을 처음 선보였다. 뛰어놀 수 있고 에너지를 전달하는 곡들을 접했던 팬들은 ‘빛나는 사람’과 ‘마법처럼’을 듣고 이전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익숙하지 않는 곡이라서 팬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였다. 근데 무대에서 연주를 해보니까 진짜 어려웠다. 앙상블이나 밸런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 평소에 노래를 마치고 팬들 반응을 많이 보는데 이번 노래는 끝나고 약간의 정적이 흘렀다. 정적 후에 반응이 나오는데 이런 반응을 받은 적이 없어서 생소하긴 했다. 관객 입장에선 감정이 잘 정리된 느낌이었다.”(이원석)
사실 데이브레이크의 변신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전 앨범인 ‘큐브’에서부터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고 이번 앨범에서 극대화가 됐을 뿐이다.
“그게 음악을 만드는 사람의 역할인 것 같다. 때로는 ‘우리가 뭔가 위로해줄게’라며 왜곡될까봐 두려웠다. 그런 의도를 최대한 빼고 공감할 수 있는 작업물로만 나왔다.”(김선일)
어느덧 데이브레이크가 결성된 지도 10여년이 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 그 동안 데이브레이크는 여성 팬들을 출몰시키는 홍대 음악신을 대표하는 밴드로 성장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한 책임 때문이라도 ‘왕성한 활동’을 약속했다.
“왕성하게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한다. 꾸준히 자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게 중요하다. 저희가 선배 뮤지션을 보면서 ‘저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젊은 친구들이 저희가 오래 활동하는 것을 보고 좋은 계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책임감이자 개인적인 욕심이다.”(이원석)
“일단 롱런하는 팀이 많은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히트곡이 있어야 한다. 그럼 밴드들 사이도 좋아진다. 밴드는 멤버들의 갈등으로 오래 가지 못하는 팀도 많은데 히트곡이 있으면 다 해결된다. 저희의 최대 히트곡은 ‘들었다 놨다’다. 저희 팀의 생명력을 연장해준 곡이다. 연주할 때 항상 즐거운데 더 즐거운 새로운 히트곡이 필요하다.(웃음)”(김장원·김선일)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