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ry boxing fans.(복싱 팬들께 미안하다)”
전설의 복서 오스카 델라 호야가 3일(한국시간) 열린 매니 파퀴아오와 플로이드 메이웨더의 졸전을 비판했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도 “We waited 5 years for that…(5년이나 기다렸는데)”라는 짧은 말로 실망감을 표현했다.
UFC 소유주인 로렌조 퍼티타 회장은 오죽하면 “오늘 경기는 스테이크를 주문했는데 샐러드만 나온 격”이라고 비꼬았다.
‘세기의 대결’로 불린 이날 경기는 양 선수 대전료로만 합쳐 자그마치 2억 5000만달러(약 2850억원)였다. 메이웨더는 이날 대전료로 1억 5000만달러(약 1611억원), 파퀴아오는 1억달러(약 1074억원)를 챙겼다. 경기는 예매 60초 만에 매진됐고, 링사이드 좌석은 암표값이 25만달러(약 2억7000만원)까지 치솟는 등 과열 양상까지 보였다. 이번 경기에서 메이웨더가 사용한 마우스피스는 순금으로 제작된 것으로 2만5000달러에 달했다. 광고로 도배된 파퀴아오의 트렁크는 225만달러(약 24억원)의 계약이 걸린 ‘스폰서의 집합체’였다.
장외 카메라엔 할리우드 스타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안젤리나 졸리의 아버지인 존 보이트를 비롯해 클린트 이스트우드, 전현직 ‘베트맨’인 마이클 키튼과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 배우 덴젤 워싱턴과 마이클 제이폭스, 팝스타 스팅, 패리스 힐튼이 관중석에 모습을 보여 아카데미 시상식장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화려한 사전 축제와 달리 경기 내용은 기대를 비켜나갔다. 아니, 팬들에겐 분통을 터트리게 하는 경기였다. 화끈한 주먹 대결은 끝내 찾아볼 수 없었고, 도망 다니는 자(메이웨더)와 그를 쫓는데 급급한 자(파퀴아오)만이 있었다. 양쪽 모두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였다.
UFC 미들급에서 활약하는 크리스 카모지는 SNS에 “복싱 12라운드가 MMA 3라운드보다 재미가 없었다. 둘 다 얼굴에 상처 하나 없는 게 말이 되나”고 일갈했다. 심판들은 전원일치 3:0으로 메이웨더의 손을 들어줬으나 승부는 무의미했다, 메이웨더의 판정승이 발표되자 그랜드가든 아레나를 가득 메운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를 시청한 국내 연예인들의 탄식도 이어졌다. 개그맨 남희석은 “긴장감에 비해.. 뭔가 없다.” “무승부 해야지…”라고 아쉬워 했고, 배우 김수로는 “앞으로 메이웨더 경기는 안 봐야지. 저렇게 하고 1800억 원을 가져가다니” “내 눈엔 파퀴아오가 이겼는데...... 쩝”이라는 글을 남기며 씁쓸해했다.
‘세기의 대결’이 결국 맥빠진 졸전으로 끝이나자 전 세계 팬들은 실망감과 분노를 쏟아냈다. “한 편의 ‘라스베이거스 쇼’에 불과했다” “희대의 사기극이 아니냐”는 격앙된 비판도 나왔다.
화끈한 돈잔치로 끝난 이번 경기로 특수를 누린 곳이 또 있었으니 바로 SBS다. 12시 58분부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이날 시청률은 19.4%(수도권 기준)였다. 최고 시청률은 판정을 기다리는 순간으로 21.30%를 기록했다.
특히 20~30대 남성들의 시청 점유률이 각각 55%와 56%를 기록,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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