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해명으로 논란을 더 키웠다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당시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해명’의 정도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면 전의 잘못보다 더 큰 덤터기를 쓰게 된다. 6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 (이하 ‘한밤’)의 해명은 그 나쁜 예였다.
이날 ‘한밤’에서는 지난주 방송분에서 다뤘던 장동민 막말 논란 보도에 대한 해명에 시간을 할애했다.
김일중 아나운서는 “장동민 사태를 취재하는 도중 소속사나 본인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 과정이 편집상 생략됐다”는 말로 왜곡보도가 아님을 시사했다. 또한 장동민 고소인 A씨 측 변호사의 말을 빌려 “장동민이 손편지 전달을 위해 30초 있었던, 3시간을 있었던 그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며 지난주 ‘장동민이 손편지 전달을 위해 애초 알려진 3시간을 기다린 게 아니라 30초 가량 있었다’고 보도한 것에 철벽을 쳤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한밤’은 지난주 ‘30초 손편지’ 방송으로 곤욕을 치렀다. 전파를 탄 직후 장동민 소속사 코엔스타즈 측에서 공식입장을 내놓고 “변호사 사무실이 아닌 그 밖에서 3시간 가량 기다린 건 사실”이라며 왜곡 보도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고, 시청자 게시판도 이에 대한 비난들로 폭주했다. A씨 법무대리인 측도 “신입사원이 대답한 것을 그대로 인용한 보도”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사실 보도를 생명으로 한 ‘한밤’에게 위기가 닥친 셈이다. 게다가 공익과 공영성을 중시하는 지상파 연예정보프로그램에서 왜곡보도는 시청자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치명적 실수이기 때문.
‘한밤’ 제작진은 ‘해명’이라는 카드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취재 당시를 분단위로 쪼개 ‘장동민 본인에게 연락 시도했으나 실패’ ‘소속사에게 연락 시도했으나 실패’ 등 자막을 넣어 친절하게 자신의 과오가 아님을 설명했다.
↑ 사진=SBS "한밤의 TV연예" 공식 홈페이지 |
그러나 이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방송 직후 공식홈페이지는 또 다시 비난 글로 도배됐다. 한 누리꾼은 “누가 당신들 변명하라고 했나?”고 비판하는가 하면, “‘한밤’이 일을 더 크게 만드는 것 같다. 자기 변명만 늘어놓고 거기에 모든 것들을 붙여놓은 격이니! 장동민이 쓰레기처럼 내뱉은 말 두 번이나 내보내는 저의가 뭘까? 민망하더라”는 강도 높은 일침도 가해졌다.
일부에선 ‘폐지’를 운운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지상파 프로그램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해명의 ‘나쁜 예’였다는 점이 여실히 증명됐다.
만약 짧은 사과 자막을 내보냈다면 이렇게 강한 반발을 샀을까. 혹은 오해를 빚은 것에 대한 사과 이후 자신의 억울한 점을 설명했더라도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제작진의 대처에 쓴 뒷맛이 남는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