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은 ‘90년대 아이콘’에서 ‘엄마’가 된 배우 김희선을 위한, 김희선에 의한, 김희선의 드라마였다. 비록 처녀시절 보여주었던 청순가련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여전한 동안 미모에 한층 성숙해진 연기는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김희선을 더욱 빛나게 했다.
예쁜 미모에 당찬 성격, 그리고 시원시원한 입담까지 갖춘 배우 김희선은 누가 뭐래도 90년대 연예계를 대표하는 미녀 배우였다. 그녀가 입는 옷은 곧 유행이 되고, 찍지 않는 CF가 없을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던 김희선이었지만, 뜨거운 인기 뒤에는 끊임없이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고는 했다.
결혼 전까지 나름의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던 김희선은 결혼과 출산의 과정을 거치면서 한동안 공백기를 갖게 됐다. 2012년 SBS ‘신의’를 통해 다시 연예계로 복귀한 김희선은 KBS2 ‘참 좋은 시절’을 통해 더 이상 미모가 아닌 억척을 연기하며 결혼 전과 달라졌음을 알렸으며, 이 같은 면모는 ‘앵그리맘’으로 오면서 최고 정점을 찍게 된다.
‘앵그리맘’은 김희선에게 있어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 듯하다. 바로 첫 엄마 역을 연기했을 뿐 아니라, 과거 김희선의 문제점이라고 지적됐던 ‘한정된 캐릭터’의 한계들을 뛰어넘길 수 있도록 도와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실제 7살 달 아이의 엄마가 된 김희선의 모성애 연기는 자연스러웠고, 덕분에 그가 연기하는 엄마 강자는 더욱 생동력 있기 뛰기 시작했다.
‘앵그리맘’의 중심에 섰던 김희선은 딸의 행동에 울고 웃는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그렸을 뿐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불의의 맞서는 모습, 딸의 이른 애정행각을 방해하는 모습 등을 쾌할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리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코믹’과 ‘진지’의 영역을 넘나드는 과정은 한층 더 매끄러워졌으며, 여기에 다양한 액션 연기까지 소화해 냈다. “내 딸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학교 폭력 문제가 더 마음으로 다가왔다”라고 말했던 김희선이었기에 연기에는 진심이 담겼고, 덕분에 시청자들은 강자와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법한 미모를 자랑한 김희선은 단순히 연기력만 인정받은 것이 아니었다. 무려 15살이나 차이가 나는 복동 역의 지수와 어울리면서 나이를 뛰어넘는 케미를 증명한 것이다. 강자를 짝사랑 하며 그와 함께 하고자 하는 복동의 수줍음과 실제 옆에 있어도 잘 어울리는 커플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 가리지 않는 김희선의 케미지수를 증명하기도 했다. 지현우와의 호흡 역시 나쁘지 않았다. 처음 김희선과 지현우의 연기호흡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이들의 합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이들 또한 많았다. 하지만 김희선과 지현우의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으며, 후에는 이들의 관계를 응원하는 이들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김유정과의 모녀연기 역시 자연스러웠다. 딸을 위해서라면 껌뻑 죽는 척이라도 하는 강자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무뚝뚝하지만 나름의 사랑을 표현하는 아란의 조합은 실제 모녀를 보는 듯 잘 어울렸다.
‘앵그리맘’이라는 대표작을 만난 김희선은 더욱 폭 넓은 연기가 가능함을 증명하며 향후 보여줄 연기를 더욱 기대케 했다.
한편 ‘앵그리맘’의 후속으로 유연석, 강소라 주연의 ‘맨도롱 또똣’이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