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저희 라디오 ‘OOO’이 드디어 청취율 1위를 했습니다.”
간혹 같은 기간 두 개 혹은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이 들리곤 한다. 비단 청취율 1위는 한 프로그램일 텐데 동시다발적으로 자신이 정상을 밟았다 하니 청취자들은 자동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대체 왜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앞서 ‘라디오 성적표, 60년의 역사 어떻게 흘렀나’에서 짚어본 것처럼 라디오 청취율은 각 방송사에서 임의로 조사하거나, 혹은 한국리서치, 한국 갤럽 등 설문조사기관에서 결과를 발표한다. 또한 한국방송공사에서 분기적으로 나오는 지표를 참고하기도 한다.
라디오 제작진들이 통상적으로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건 방송사에서 자체 조사하는 내용이다. 설문 및 포커스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하는 까닭에 질문과 대상에 따라서 결과가 많이 달라진다. 방송사마다 조사 방식이 다르지만 오차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 디자인=이주영 |
모든 방송사를 아울러 조사하는 한국리서치는 CATI(Computer Aided Telephone Interview) 방법을 택하고 있다. 라디오는 청취 장소, 방법 등이 다양해 TV 시청률 조사처럼 피플미터를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응답자의 기억을 통한 확인으로 조사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전문성 있는 라디오 조사 전담 면접원이 CATI 시스템을 통해 전화로 조사한다. 어제 5분 이상 들은 프로그램을 모두 응답하고 면접원이 편성표에 청취 프로그램을 체크하면 채널 별 청취율이 자동 산출되는 것이다. 특히 MRS(Metro Radio Study) 방법은 2주간 서울 및 수도권 지역 13-69세의 하루 평균 5분 이상 라디오를 청취하는 사람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조사로 오차 범위 ±1.8%포인트의 신뢰도를 자랑한다. 2009년 이후 계속 진화를 거듭하며 대표적인 청취율 기록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조사 방법들은 방송사 구미에 맞게 사용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맹점을 지니고 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한다. 광고 판매와 직결되는 지표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처럼 방송사 간 합의를 통해 공통된 지표를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라디오 관계자는 “청취율 결과에 따라 제작진이나 DJ가 변경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조사 과정이 주관적이라는 게 문제”라며 “전화로만 조사하기보단 인터넷 라디오 접속자 수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듣는 청취율 집계도 결과에 반영됐으면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