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청취율은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진에겐 사활이 걸린 문제다. ‘청취율 1위’란 타이틀로 광고 완판을 이루기도 하고, 저조한 청취율 탓에 제작진이나 DJ가 갈아치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작진에게 청취율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객관적이지 않은 지표라는 의견도 여럿 있었다. MBN스타가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진 다수에게 청취율의 의미와 신뢰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Q. 청취율 순위, 제작진에겐 어떤 의미일까.
청취율은 심야 프로그램보다 아침 혹은 주간 프로그램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이들에 따르면 청취율이 떨어질 경우 프로그램 코너를 변경하거나 홍보에 더욱 신경 쓰며 수치를 올려야하는 특명이 주어진다. 만약 여기에서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프로그램이 폐지되거나 DJ 교체, 스태프 교체 등 어려운 상황이 오기 때문에 ‘청취율 고취’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물론 청취율이 올라가면 또 그만큼의 보상이 주어진다. 청취율 상승시 광고 판매에 영향을 주고, 때에 따라 제작진에게 인센티브가 지급되기도 한다. 청취율이 프로그램의 생명줄을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 사진=MBN스타 DB, 디자인=이주영 |
Q. 청취율 높이기 위해 제작진은 어떤 노력을 할까.
청취율조사기간만 되면 제작진은 굉장히 분주해진다. 평소보다 많은 수의 청취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라디오 부스가 아닌 밖으로 나가 홍보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이 기간 기존 청취자의 이탈도 막아야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홍보를 위해 대부분 제작진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프로그램 제목이 들어간 치약, 에코백, 스티커 등을 거리에서 배포기도 하고, 애청자들을 위한 선물을 다른 때보다 더욱 많이 준비하기도 한다”며 “라디오를 틀어놓으면 청취율이 올라가는 줄 알고 주변 사람들에게 라디오를 켜놓으라고 지시한 사람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라디오 애청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청취율 조사 전화는 누구한테 가는 거냐?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조사 대상 선정에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조사 방법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Q. 청취율 신뢰도, 얼마나 만족할까.
청취율 신뢰도에 대해 10점 만점으로 조사한 결과 제작진 다수는 평균 6점을 내렸다. 전화 조사에 대한 불만족이 주된 이유였다.
한 관계자는 “조사의 샘플이 청취자의 평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전화를 못 받는 사람, 설문에 응하지 않는 사람이 소외될 수도 있는 조사 방법”이라며 “다양한 결과와 샘플로 정교함을 더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터넷 라디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매체에 대한 집계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취율이 통합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라디오 관계자는 “청취율이라고 나온 숫자와 채감 인기도가 다를 때가 많다”며 “라디오 청취율도 TV 시청률처럼 통합 집계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마다 청취율 집계가 달라서 청취자들도 굉장히 헷갈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