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들의 불법 찬조금과 촌지 수수와 관련해 교육 당국의 감시가 점점 강화되면서 스승의 날에 맞춰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를 가는 학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서울시교육청에 의하면 서울지역 초·중·고교 가운데 스승의 날을 걸쳐서 수련회나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교가 5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지난해부터 수련회 날짜를 일부러 스승의 날에 맞추고 있다”며 “스승의 날 선물을 들고 학교를 방문하는 학부모들을 피해 궁여지책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교사는 “최근 교육청이 촌지나 선물 수수에 대한 감시를 크게 강화하면서 교사와 학부모 간 관계가 매우 불편해졌다”며 “평소 학부모가 음료수 하나를 사와도 거절해야 하는 분위기인데 스승의 날은 오죽하겠느냐”며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고등학교 교사 역시 “작은 롤케이크 하나도 일절 받지 않고 돌려보내고 있다”며 “특히 스승의 날에는 많은 학부모에게 선물을 정색하고 거절해야 하니 차라리 수학여행을 떠나는 게 서로 편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교육청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청렴연수’를 실시하고 공문까지 보내며 관리·감독을 하는 게 교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부터 각 학교의 교사나 교감을 촌지 근절 담당관으로 지정하는 등 ‘불법 찬조금 및 촌지 근절’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