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SNL코리아 시즌6’(이하 ‘SNL코리아’)에서 오랜만에 얼굴을 내민 이수근에 대중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tvN ‘SNL코리아’에서는 개그맨 김병만이 호스트로 나서 콩트와 생방송을 오가며 개그를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병만은 쉰 목소리에도 “최선을 다해 웃겨 드리겠다”고 다짐을 하며 ‘SNL코리아’의 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출연하는 SBS ‘정글의 법칙’과 영화 ‘늑대인간’을 패러디하는가 하면, 작은 키나 말로 웃기지 못하는 비애(?)를 셀프디스의 요소로 활용하기도 했다.
↑ 사진=SNL코리아 방송 캡처 |
KBS2 ‘개그콘서트’ 등을 통해 콩트의 달인으로 불린 김병만은 ‘SNL코리아’에서도 슬랩스틱, 무술 연기를 제대로 선보이며 오랜만에 개그맨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아닌 개그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기쁜 모양인지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모든 코너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김병만의 절친인 개그맨 이수근의 출연이었다. 이수근은 ‘늑대소년’을 패러디한 부분에서 김병만의 친구로 나와 짧지만 강렬한 콩트 연기를 선보였고, ‘글로벌 위켄드 와이’ 코너에서도 ‘양꼬치엔 칭따오’ 정상훈을 주눅 들게 할 만큼 완벽한 가짜 중국어 연기를 펼쳤다.
이수근은 프로그램 말미에 등장해 “계속해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출연 소감을 전했다. 김병만의 요청으로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SNL코리아’ 출연에 이수근은 감격한 듯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가발과 분장을 한 채로 무대에 올라 있는 이수근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수근의 브라운관 복귀는 햇수로 2년 만이다. 지난 2013년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돼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를 받고 자숙의 기간을 가진 뒤였다. 동시에 똑같은 논란에 휩싸였던 붐이나 양세형과 같은 다른 연예인보다는 좀 더 오랫동안 TV 출연을 피했다. 하지만 그의 ‘SNL코리아’ 출연이 결정됐을 때부터도 시청자들의 의견은 양극으로 나뉘었고, 그의 출연이 방영된 뒤에도 이 갑론을박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SNL코리아’에서 그의 행보는 다른 연예인들과는 조금 달랐다.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연예인들이 선택하는 강도 높은 셀프디스를 피하고 ‘늑대소년’에서 김병만의 친구 늑대 소년으로 깜짝 출연했다. ‘글로벌 위켄드 와이’에서는 그의 장기 중 하나였던 가짜 중국어 연기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연기로 정면 돌파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데, 짧은 출연에도 “개그로서는 비난할 수 없다”는 여론이 만들어져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사진=SNL코리아 방송 캡처 |
많은 시청자들은 그의 연기를 본 후 “자숙의 시간도 가졌고, 다른 연예인들은 버젓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수근에게만 울타리가 높은 것 같다. 이제는 한 번 기회를 다시 줘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의 개그가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고, 그런 이수근이 대중에 용서를 구하는 방법은 역시 ‘최선을 다해 웃음을 주는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이와 정면으로 대치되는 주장들도 많다. 몇몇 시청자들은 “아직 이수근의 연기를 보기 불편했다”는 반응을 보였고, 말미에서 울컥하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의 모습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예상과 똑같은 전개”라고 날선 비판을 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수근의 출연이 결정된 후 시청자들은 “연기를 하고, 말미에 나와 ‘감사하다’고 눈물을 보일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수근은 시청자들이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SNL코리아’에 등장해 “뻔했다”는 반응을 들어야 했다.
또한 그가 중국어 개그에 “한창 잘 나가다 제가 쓸데없는 짓을 했다. 자다가도 일어나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아 심경을 전했다. ‘쓸데없는 짓’이라는 표현을 쓰며 자신의 볼을 툭툭 때리는 이수근의 모습이 다른 연예인들이 했던 ‘셀프디스’와 다를 게 있냐고 반문하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이런 ‘뻔한’ 순서들이 다음 활동을 위한 계산으로 보여 그의 콩트마저도 색이 바래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극과 극의 반응을 얻은 이수근의 ‘SNL코리아’ 출연이 재기의 신호탄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SNL코리아’ 크루들이 보는 앞에 서서 가발과 분장을 하고 서 있는 이수근은 시청자로부터 다양한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찬성’과 ‘반대’의 의견 중에서 더욱 힘이 실리는 쪽이 이수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그야말로 이수근의 본격적인 복귀는 시청자의 손에 달려있는 셈이다. 과연 그는 ‘SNL코리아’에 이어 다른 프로그램에도 복귀를 알리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