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왕년의 농구스타 서장훈과 현주엽이 비슷한 듯 다른 행보를 보이며 예능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장훈과 현주엽은 90년대에 어깨를 나란히 하던 농구 스타였다.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은퇴를 했고, 비슷한 시기에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이처럼 비슷한 행보를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매력으로 예능 속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현주엽보다 ‘예능 선배’인 서장훈은 현주엽보다는 다소 적극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2014년 ‘사남일녀’ 등에 출연하며 예능에 발을 들인 서장훈은 지금은 MBC ‘세바퀴’ Mnet ‘야만TV’ tvN ‘고교10대천왕’ 등에서 MC로 활약하는 명실상부한 ‘방송인’이 됐다. 전에는 손을 내밀며 “세바퀴”라고 구호를 외치는 등의 전형적인 예능 스타일 멘트에 “오글거린다”며 어색해하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예능 진행도 꽤나 편안해진 듯 보인다.
서장훈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놀리는 맛’이다. Mnet ‘야만TV’에서 함께 진행하는 하하에 “도대체 이런 거 왜 시키냐”며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투덜거린다. 하지만 이미 일어나서 시킨 것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보며 하하와 미노는 웃음을 참지 못한다. ‘세바퀴’에서도 비슷하다. 김구라가 하는 말에 발끈하면서도 마지못해 따르는데, 또 잘 한다. 이런 서장훈의 모습에 하하나 김구라는 “이 형 참 재밌어”라는 말을 한다.
한편으로는 진지한 모습으로 조언이나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고교10대천왕’에서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왕따 현장을 들은 후 분노에 차서 ‘삐’처리가 될 만큼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그는 아이들의 고민에 ‘인생 선배’로서 진지하게 조언을 해주고, SBS ‘동상이몽’에서도 무용을 하는 딸에 너무나 엄한 어머니에 “어머니는 지금 잘못 하고 계신다”고 직언을 하는 등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서장훈은 ‘놀리는 맛’이 있지만 진지할 때에는 돌려 말하지 않고 조언을 해주는 ‘형’같은 이미지로 대중에 다가서고 있다.
현주엽은 MBC ‘무한도전’에서 첫 예능 신고식을 치른 후 KBS2 ‘예체능’을 거쳐 tvN ‘촉촉한 오빠들’의 MC를 맡게 됐다. 그는 자신과 서장훈의 다른 점에 대해 가장 먼저 “방송인과 체육인”이라고 설명할 만큼 현직 ‘체육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촉촉한 오빠들’ 제작발표회에서도 현주엽은 “(농구해설가인)저는 비시즌에만 잠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전격 예능 진출’과 같은 표현에는 난색을 표했다.
이렇듯 ‘아직은 방송인이 아닌’ 현주엽은 서장훈보다는 아직 예능 프로그램에 서툰 모습이다. ‘무한도전’에서 그를 단숨에 화제로 이끈 “힘을 내요 슈퍼파월”이라는 대사도 주변에서 등을 떠밀자 쑥스러운 눈빛이 가득한 채로 소화해 웃음을 자아낸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익숙한 ‘예능인’과는 다른, 어딘지 어리숙한 현주엽은 신선한 캐릭터로 다가와 눈길을 끌었다.
또한 ‘촉촉한 오빠들’ 첫 회에서는 김상경, 정상훈, 강균성 등 다른 MC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우려를 자아냈던 것과 달리, ‘오빠’같은 편안함으로 다른 이들과 잘 어우러져 시청자들로부터 MC 합격점을 얻어냈다. 그는 “모양 빠지게 울면 안 되는데”라는 말을 하면서도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아 제작진으로부터 ‘모양 오빠’라는 별명을 받기도 했다. 현주엽은 사연을 보며 자신의 경험담도 털어놓고, 남편, 아빠, 가장으로서 사연자들의 사연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이 사연에 더욱 잘 다가갈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화끈한 형’ 서장훈과 ‘촉촉한 오빠’ 현주엽, 두 ‘왕년의 농구스타’의 스타일을 비교하며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같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두 농구스타가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과연 두 사람이 한 프로그램에서 서로의 매력으로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