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스포츠는 SBS, 중계는 배성재.’
언제부터인가 지상파 스포츠 중계하면 빠지지 않는 이름 석 자가 있다. 바로 SBS 배성재 아나운서다.
프리미어 리그부터 각종 올림픽 중계, 최근 크게 화제가 된 세기의 복싱 대결인 메이웨더 대 파퀴아오 경기 중계까지 그의 해설은 언제 어디에서나 스포츠 매니아들을 흥분케 했다.
“스포츠가 예능보다 더 웃기지 않나요? 몸으로 하는 거라 슈퍼스타들도 엄청나게 실수하거든요. 경기는 항상 라이브라 의외성이 있어서 재밌는 그림도 많이 나오고요. 스포츠 중계는 아나운서인 제게 어느 정도 자유를 주는 것 같아요.”
서른 여덟살, 입사 10년차 베테랑 아나운서 배성재에겐 ‘스포츠 캐스터’ 외에 또 어떤 키워드를 가지고 있을까? ‘배성재’와 관련된 키워드 몇 가지를 뽑아 그에게 건넸다.
↑ 사진=곽혜미 기자, 디자인=이주영 |
◇ 배성재의 키워드 7. 결혼 그리고 버킷리스트
키워드1. SBS 스포츠 간판
“입사할 당시 SBS에서 중계권을 많이 획득했어요. 그래서 제게 기회도 많았죠. 입사 2년차에 베이징 올림픽(2008년) 깍두기 캐스터로 갈 정도였으니까요. 프리미어 리그, 동계올림픽 등 스포츠 온갖 중계를 다 해본 것 같아요. 지상파 아나운서로서 초년병 때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건 이런 회사의 배려 덕분이었죠.”
키워드2. 예능 도전
“예능이나 뉴스를 보면서 ‘저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요. 오히려 스포츠 프로그램이 지상파 편성에서 많이 빠진 게 아쉽죠. 요즘처럼 스포츠 매니아가 많아졌을 때 스포츠 리뷰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한 데일리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젊은 층이 정말 많이 좋아할 것 같거든요? 우리나라는 ‘방송=예능’이란 공식이 있는데 이런 판도도 바뀌었으면 해요. 스포츠 프로그램을 예능처럼 만들면 색다른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요?”
↑ 사진=곽혜미 기자 |
키워드3. 김민지 & 장예원
“다 저와 함께 SBS ‘풋볼매거진 골!’(이하 ‘풋매골’)을 진행했던 친구들이죠. 귀여운 이미지가 강한데 제작진이 의도한 건 아니고요. 둘이 섹시한 걸 소화해내기 어려우니까. 하하. 그래도 두 사람은 여느 스포츠 아나운서와 차별성이 분명 있었어요. ‘축구여신’ 설정을 하지 않았잖아요? 그런 이미지보다는 오히려 여성 시청자들도 축구를 재밌게 볼 수 있게 ‘바로미터’ 구실이 필요했으니까요. 저와 박문성 축구해설위원이 신나게 축구 얘기를 하다가 내용이 전문적이다 싶으면 장예원이나 김민지가 조금 시큰둥해지거든요? 그럼 다시 얘기 방향을 쉽게 잡는 거죠.”
키워드4. 연애
“20대엔 끊임없이 해왔던 것 같아요. 많이 해봤죠. 이상형이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뾰족하지 않고 그냥 상식적인 사람? 동종 업계도 좋을 수 있죠. 개인적으로 여자 아나운서에 대한 환상은 덜하니까요. 근데 사실 동종이던 이종이던 국적도 상관없이 성별만 달라도 좋습니다. 하하.”
키워드5. 결혼적령기
“제가 생각해도 올해나 내년이 결혼할 적기인 것 같아요. 근데 사람이 없네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7년은 휴가 한 번 못 갈 정도로 정말 바빴어요. 주말엔 스포츠 중계를 해야 하니 누굴 만날 시간도 없었고요. 이제야 시간이 생겼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네요. 소개팅? 소개팅 제의는 들어오는데 이 나이에 하자니….”
↑ 사진=곽혜미 기자 |
키워드6. 버킷리스트
“이젠 좀 연애를 하는 것? 크하하. 또 하나 있어요. 알래스카 가는 것! 입사한 지 7년 만에 첫 휴가를 갔었는데 장소는 히말라야였어요. 축구 안하는 곳으로 가고 싶었거든요. 안나푸르나를 올라갔다왔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셰르파(히말라야를 찾는 관광객의 안내자)와 눈 덮인 곳을 갔는데 제 세계관이 달라질 정도로 큰 충격이었죠. 그래서 이번엔 알래스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리질리라는 식인 곰도 꼭 한 번 보고 싶고요.”
키워드7. 형, 배우 배성우
“정말 연기밖에 모르는 사람이죠. 근데 강력 범죄 관련 역만 맡거나 그런 딥(Deep)한 연기만 해서 안타까워요. 형이 연기한 인물 중에 선한 사람이 없잖아요? 또 끔찍한 장면도 많았고요. 그래서 형 나오는 영화를 사실 잘 안 봐요.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앞으론 더 좋은 배역을 맡았으면 좋겠어요.”
[배성재는 누구?] 배성재는 1978년 출생했다. 2005년 KBS 공채 31기 아나운서로 입사했으나 이듬해 SBS 공채 14기로 입사해 이직했다. 해외 축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축구 팬으로부터 호평받는 그는 SBS 차범근 축구해설위원과 함께 월드컵, 올림픽, 국가대표팀 축구 중계를 도맡았다. 현재 ‘풋볼매거진 골!’을 진행하고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