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4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무한도전의 10년을 이끌 리더를 선출하는 선거특집 당시 개그맨 박명수가 내세웠던 표어는 ‘MBC가 낳고 MBC가 키운 자식, 성골 박명수’였다. 물론 선거 문화의 단면을 풍자하기 위한 자학개그에 더 가까웠지만, 한편으로는 박명수가 평소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개그맨’이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의 일부분이기도 했다.
현재 ‘무한도전’의 1.5인자의 자리를 몇 년 째 지키고 있는 박명수는 자신을 가리켜 “천생 개그맨”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자신의 일에 열정적인 개그맨이다. ‘무한도전’의 멤버들과, 멤버 자리를 스쳐지나갔던 그 녀석들을 통틀어 개그맨 출신은 박명수를 비롯해 유재석, 정형돈이 전부다.
1994년 제 4회 MBC 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박명수는 데뷔 초 그리 각광을 받지 못했다. 그가 ‘제 8의 전성기’로 개그맨으로서 재조명을 받게 된 2006년이 되기까지 박명수가 만들어낸 유행어는 ‘우씨~’뿐이었으며, 우스꽝스러운 외모에 심술궂은 호통만 치는 비호감 개그맨에 그쳐야만 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무명 개그맨과 가까운 생활을 하게 됐고, 결국 생계유지를 위해 치킨장사를 하면서 생활을 이어나갔다.
박명수에게 있어 치킨은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이다. 치킨집을 운영하면서 C.E.O의 자질을 인정받았으며, 직원들을 향했던 장난스러운 호통개그가 후에 박명수를 대변하는 또 다른 유행어이자 ‘개그맨 박명수’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내가 변해서 갑자기 떴다구요? 내 개그 스타일은 처음 개그를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내가 변한 게 아니라 세상이 변한 덕이죠. 세상이 변한 덕에 내 전성기가 왔어요.”(2006년 6월, 스타뉴스 인터뷰 中)
뒤늦게 인기에 발동이 걸린 만큼 박명수를 향한 대중의 신뢰는 현재까지도 굳건하고, 천천 쌓아올린 인기는 좀처럼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박명수는 유재석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유재석 바라기’인 동시에, 자신을 거성이라고 부르며 유일하게 ‘무한도전’ 내 1인자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중적인 캐릭터이다.
그럼에도 그가 시청자들의 욕을 먹지 않는 이유는 박명수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하찮음’이 강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호통을 치거나 비난을 하기에는 박명수는 스스로가 허점이 많고, 이 같은 부조화 속 이뤄지는 박명수의 돌직구 발언은 속 시원한 웃음을 전해준다. 지난 13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메르스 예방법으로 낙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박명수는 어이없다는 듯 “현실성 있는 조언을 하라”고 일침 했다. 호통 섞인 박명수의 일침은 많은 이들을 웃게 만들기 충분했다.
“두 번의 개그맨 시험에 떨어지면서 분석을 했어요. 그 대 마침 MBC에서 10년 만에 개그맨을 뽑았는데 그때는 슬랩스틱이 아니라 토크로 하는 코미디가 붐을 이뤘었죠. 그래서 막 중비해간 토크로 승부를 봤지. 그랬더니 붙었네. 분석하면 되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정보가 없었던 거지. 무턱대고 들이대는 건 바보에요. 정보를 가지고 들이대니까 합격이라는 기쁨이 온 거죠.”(2013년 티플&커플 무한톡 토크쇼 中)
박명수를 아는 많은 연예계 관계자는 그의 성공 요인으로 ‘노력’을 꼽고 있다. 과거 ‘실력에 비해 욕심이 많은 개그맨’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박명수는 그 욕심만큼 자신을 성장시키고 실력을 키워나갔다.
미래에 대한 불투명에 고민하면서 미래를 준비해 왔던 박명수는 자신이 끼를 펼칠 수 있는 ‘무한도전’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그의 인생은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10년 넘게 ‘우이씨’라는 유행어밖에 없었던 박명수는 ‘무한도전’에 출연 이후 갑오징어 형, 깨방정 형, 거성, 경제 개그맨, 고유명수, 구욕커, 그레이트박, 기부천사, 꼴뚜기 왕자, 노가리집 사장님, 늙은 악마, 방배동 살쾡이, 아이 오브 살쾡이, 악마의 아들, 오호츠크 박, 원머리 투냄새, 쭈구리, 찮은이형, 하찮은, 흑채 1기 개그맨 등 다양한 별명들과 유행어를 탄생시켰고, 지금도 만들어내고 있다.
“예전에 나는 스펙 좋은 친구들 옆에서 보이지도 않았어요. 난 아무것도 없었고 심지어 고졸이었죠. 그러면 그냥 거기서 자포자기해? 그럴수록 전 더 철저하게 나를 그려나갔어요. 미래에 대한 불투명이 가장 고민이었지만, 단지 고민을 가지고 괴로워만한 게 아니라 멀리 보면서 더 준비를 한 거죠.”(2013년 티플&커플 무한톡 토크쇼 中)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은 거다. 그러니 지금당장 시작해라”라는 명언을 탄생시킨 박명수는 자신이 내뱉은 말을 실천하듯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인 ‘무한도전’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이하 ‘라디오쇼’) 등의 방송 일을 성실하게 수행할 뿐 아니라, 자신의 취미인 DJ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일 방송된 ‘라디오쇼’에서 박명수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꿈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는 30세의 나이의 청취자에게 위로와 현실적인 충고를 동시에 전했다. “당신의 꿈은 이뤄집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서”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