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연평해전’이 관객을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7년이다. 짧다면 짧을 수도, 길다면 길수도 있는 시간 덕분에 관객들은 그저 환호하고 응원하기 바빴던 2002년 6월 또 다른 사건을 가슴 속 깊이 기억하게 됐다. 이는 모두 7년이란 시간이 걸렸음에도 작품 완성에 목표를 둔, 잊힐 뻔한 사건을 국민들이 기억하게끔 포기하지 않았던 김학순 감독의 끈기와 집념, 애정 덕분에 가능했다.
오랜 시간이 걸렸고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사건이기에 ‘연평해전’은 의미가 있다. 개봉 일에 맞춰 극장에 걸리는 흔한 영화가 아니라 역사의 한 부분을 조명하고 있어 ‘움직이는 역사책’과도 같다.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대한민국이 월드컵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그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과 그들의 동료, 연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앞서 ‘연평해전’은 제작비 때문에 촬영이 중단됐고, 결국 캐스팅도 새로이 하며 재정비를 맞춘 후 다시 촬영을 재개했다. 감독과 배우, 제작진만이 영화를 만든 게 아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무수히 많은 국민이 힘을 보탰기에 ‘연평해전’은 모두의 영화인 셈이다.
↑ 사진=포스터 |
정치적인 색을 다뤘다는 의견도 있지만 ‘연평해전’은 영화일 뿐이며 사실 그 자체만을 담았다. 긴급한 상황에서 전우애는 더욱 돋보였고, 먼저 공격을 받았음에도 당황하지 않고 배와 국민을 지켜낸 이들의 모습이 영화를 보는 동안 묵념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가 월드컵에만 정신이 팔려 환호할 때 다른 한쪽에선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충격을 안기기도 한다. 그러나 몰랐던 이들이 영화 덕분에 알게 됐고, 이미 알고 있었던 이들도 영화를 통해 다시금 떠올릴 수 있어 뜻 깊다.
또한 김학순 감독은 영화의 울림과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실제로 30분간 벌어졌던 해상 전투 장면을 작품에서도 그대로 재현해냈다. 때문에 당시의 긴급한 상황이 관객들에게도 전해지며 이 전투로 희생당한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나아가 나라에 대한 애정과 관심까지 배가되기도 한다.
부담감도 많았을 텐데 실존 인물을 소화해낸 배우 김무열과 진구, 이현우의 호흡도 적절하다. 특히 진구는 모두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선배로서 후배들과 국민을 모두 지키고 있다. 이는 실제로도 후배들에게 좋은 버팀목이 되어주는 진구의 모습이라 더 리얼하게 살아 움직인다.
‘연평해전’을 보고 나온 후 “재미있다” “또 보고 싶다” 등 가장 보편적인 관람 평이 나올 순 없다. 관객마다 다르겠지만 죄책감을 느끼는 관객도 있을 것이고 가슴이 아파 보기 불편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누구나 살아있음에 감사할 것이며, 국민을 위해 목숨 받쳐 싸운 이들의 희생을 생각하며 절대로 이들을 잊지 못하고 가슴 속에 기억하게 된다. 24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