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배우 하지원이 왕관의 무게를 내려놓았다. 로맨틱 코미디답게 그동안 보여준 무거운 연기는 고이 접어두고 톡톡 튀면서도 발랄한 ‘오하나’로 돌아왔다. SBS 새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이하 ‘너사시’)에서 공감 백배 옆집 언니 캐릭터로 변신한 하지원은 그래서 더욱 반가웠다.
27일 오후 방송된 ‘너사시’에서는 남자 친구 호준(최정원 분)에게 뒤통수 맞은 오하나(하지원 분)가 오래된 ‘남사친(남자사람친구)’인 최원(이진욱 분)에게 위로받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날 가장 돋보였던 건 고등학생 시절부터 서른네 살 커리어우먼까지 모두 섭렵한 하지원이었다. 커버하기 어려운 나이 폭이었지만, 과하지 않은 연기로 보는 이가 서서히 캐릭터에 젖어들게 몰입도를 높였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특히 하지원은 극 중 오하나가 ‘머피의 법칙’으로 구두 판매에 실패하고 호준에게마저 배신당하는 과정에서도 자존심을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마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하는 듯 생생하게 표현해내 눈길을 끌었다. 부하 직원에게 히스테리를 부리거나 아이크림에 집착하고, ‘아줌마’라는 말에 유독 예민해지는 삼십대 중반 여성의 마음을 재치있게 잡아냈다.
이진욱과 ‘케미(케미스트리 준말)’도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두 사람은 이 작품에서 처음 만났음에도 찰떡호흡으로 오래된 남녀의 사랑과 우정 사이 관계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여성 시청자들의 ‘남사친’ 판타지를 충분히 만족시킬 정도였다.
하지원은 그동안 MBC ‘기황후’ ‘더킹 투하츠’ SBS ‘시크릿 가든’ 등에서 ‘여전사’ 느낌이 강한 캐릭터들을 맡아왔다. ‘하지원’이란 이름에 액션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정도로 선굵은 연기력으로 인정받아왔던 터.
그러나 이번 ‘너사시’에서는 이런 무게를 모두 벗고 현실밀착형 인물로 변신을 시도했다. 또한 첫 회만으로도 그 도전이 성공했음을 입증했다. 쌓아온 이미지에 반하는 연기까지 섭렵하며 배우로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 셈이었다. 하지원이 선택한 ‘너사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 이유이기도 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