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배우 이열음, 지난해 KBS2 드라마 스페셜 ‘중학생 A양’에서 파격적인 등장을 알렸던 그가 스무살 숙녀로 돌아왔다. 더불어 SBS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에서 성인 연기 신고식도 깔끔하게 마쳤다. 가능성 200%의 풋풋한 그는 연기, 연애, 그리고 배우로서 미래를 어떻게 꿈꾸고 있을까.
이열음은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에서 이제 갓 성인이 됐지만 당차고 야무진 생각들을 들려줬다. 질문 하나하나에 진지하게 대답하는 얼굴이 마치 탱글탱글 잘 익은 자두 같았다.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속 우유미 역은 제 첫 성인 연기였어요. 극 중 26살이었는데 저랑 나이차이가 꽤 있어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었죠. 하지만 계산하지 않고 ‘유미’라는 애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만족지수요? 80점 정도!”
↑ 사진=곽혜미 기자, 디자인=이주영 |
이번 작품으로 잃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했다.
“학교 생활을 제대로 못했어요. 물론 이 작품뿐만 아니라 앞으로 작품 하면서도 학교엔 많이 나가진 못하겠죠. 이번에도 공부나 소개팅, 미팅, 축제 등을 놓쳐서 많이 아쉬워요. 그래도 잃은 것보단 얻은 게 더 많아서 다행이죠. 그 중 가장 큰 건 배우로서 캐릭터에 확신을 갖는 법을 배웠다는 것?”
결혼에 대해 한창 환상을 가질 나이에 이혼 전문 드라마를 했다니, 혹시나 결혼에 대한 환상이 깨지진 않았을까. 부모가 걱정할 만하지 않냐고 물으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 사진=곽혜미 기자 |
“어머니(윤영주)도 배우라서 많은 걸 이해해주세요. 오히려 안 좋은 것부터 미리 알아두라고 말씀하시던데요? 그리고 저 역시 결혼에 대한 거부감보다 세상엔 다양한 남녀가 있는데 난 어떤 사람과 결혼을 하까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호기심이 생겼다랄까.”
그가 배우가 되기까지 윤영주의 영향이 컸다. 어릴 적부터 엄마와 촬영장 얘기들을 자연스럽게 주고받으며 ‘연기’라는 단어가 몸에 익숙해졌다고.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진 건 중학생 때였다.
↑ 사진=곽혜미 기자 |
“만약 제가 다시 중학생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주저없이 배우를 택하겠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나중에 권태가 오더라도 오래 견딜 수 있잖아요? 그리고 그 하고 싶은 일이 ‘연기’라고 후회 없이 말할 수 있어요.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뭐가 됐을지 생각조차 안 날 정도로요.”
알차고 야무진 대답이었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마음이 막 고등학생 딱지를 떼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을 때 ‘중학생 A양’ 관련한 자극적인 기사들에도 담담했다.
“글쎄요. 물론 자극적으로 썼을 수도 있지만 제가 작품에서 은서 역으로 연기했고 그 캐릭터를 사랑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이지 않아요. 사실 남들은 그게 왜 자극적이라고 할까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요.”
↑ 사진=곽혜미 기자 |
나이 많은 배우들과 어울려서일까. 훌쩍 커버린 스무살이었다. 톱스타가 되겠다는 맹랑한 욕심도, 인기를 얻고 싶다는 조바심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뜬금포’ 질문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단어를 물으니 배우 이열음으로서 가치관이 묻어나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플로우(Flow)요. 흐름이라는 뜻이예요. 늘 그 흐름에 맞게 연기하다보면 어느 순간엔 제가 원하는 위치에 도달해 있을 거라는 걸 믿으니까요.”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