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말투부터 느릿느릿하다. 질문 하나에도 골똘히 생각에 잠기다가 신중하게 대답한다. 배우 백민현은 사소한 질문 하나에도 성심성의껏 대답하려 애썼다. 느리게 걷는 법, 그가 진심을 보여주는 길이라 했다. SBS 아침드라마 ‘황홀한 이웃’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작품에 들어갔어요. 제가 맡은 공수거란 이름처럼 빈손으로 왔다가 간다는 생각으로요. 하지만 끝나니 정말 확실하게 공부가 됐더라고요. 부족했고 자신감이 없었던 제게 ‘이렇게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여가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배우가 되겠지’라는 여유도 생겼어요.”
‘황홀한 이웃’이 그에게 준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
↑ 사진=천정환 기자, 디자인=이주영 |
“연기력이나 마인드 면에서 많은 걸 바꾸게 된 계기였어요. 호흡이 긴 드라마라 체력적으로 지쳤지만 워낙 다른 선배들이 열심히 해서 따라할 수밖에 없었죠. 정신적으로 클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어요. 6개월 자체가 제 인생인 것 같을 정도로요. 100이면 100 다 알아보는 건 아니지만 이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절 알게 됐고, 관계자들에게도 이름을 알릴 수 있었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정말 만족합니다.”
많은 동료 중 특히나 이미영과 안연홍이 많은 배려를 해줬다고. 이들의 이름이 나오니 칭찬을 아끼지 않는 그다.
↑ 사진=천정환 기자 |
“이미영 선배는 상대가 연기를 잘하도록 환경을 던져주세요. 솔직히 대선배라 무서울 거로 생각했는데 첫 촬영부터 편안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안연홍 선배도 마찬가지고요.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이런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사진=SBS 방송 캡처 |
지난 2006년 MBC ‘누나’로 데뷔해 벌써 9년차. 이전 연습생 시절까지 합치면 십여년이 훌쩍 넘는다. 한때 주인공을 맡으며 도약할 거로 생각했지만 몇 차례 좌절을 맛봤다고.
“예전엔 정말 막연하게 ‘잘되겠지’ 싶었어요. 영특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힘든 시간을 지나오면서 꿈이나 진로, 연기에 대한 생각이 더 구체적으로 변하게 됐죠. 특히 ‘황홀한 이웃’을 하면서 배짱, 끈기를 배웠죠. 이것만 있다면 앞으로도 배우로서 잘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 사진=본인 제공 |
6개월 만에 드라마 종영과 함께 휴식이 돌아왔다. 많은 깨달음을 얻은 만큼 휴식 시간도 알차게 보내겠다며 웃는 그다.
“여유롭게 브런치도 먹고 바닷가도 가고 싶어요. 여유를 느껴보고 싶거든요. 하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어서 뭐 하나라도 연기에 도움이 되는 거라면 더 보고 더 느끼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