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새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이 개성 가득한 재미를 담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오 나의 귀신님’ 1회에서는 귀신 때문에 잠도 못자고 남에게 폐만 끼치는 셰프 보조 나봉선(박보영 분)과 요리에서만큼은 1인자라고 자부하는 ‘허세 셰프’ 강선우(조정석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나봉선은 직장인 레스토랑에서 천덕꾸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귀신을 보는 능력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이는 소스를 태우거나 하는 등의 실수로 번졌기 때문. 그는 늘 자신없는 표정과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모습으로 강선우를 짜증나게 했다.
↑ 사진=오나의귀신님 방송 캡처 |
이와 반대로 강선우는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고 특히 요리는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 스타 셰프였다. 그의 레스토랑은 늘 사람이 줄을 섰고, TV 출연 요청이 쇄도했다. 강선우는 모든 일에 프로페셔널해 작은 것 하나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화 많은 셰프였다. 하지만 진상손님에게 혼나는 나봉선을 구하며 여심을 설레게 만들기도 했다.
1회의 백미는 역시나 귀신 신순애(김슬기 분)였다. 신순애는 죽으면서 기억을 잃은 기억상실증 귀신이었다. 여자들에 빙의를 하고 남자를 ‘후리고’ 다니는 처녀귀신이었는데, 이 때문에 귀신들 사이에서도 왕따를 당하고 점쟁이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신순애는 3년 안에 한을 풀지 못하면 악귀로 평생 구천을 떠돌아야 한다는 걸 알고 처녀귀신의 ‘한’을 풀어줄 양기 가득한 ‘양기남’을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마지막에서는 나봉선 몸에 신순애가 들어가며 드디어 ‘나봉선 신순애 합체’가 이뤄졌다. 신순애는 점쟁이에 쫓기다 급한 마음에 나봉선 몸에 들어갔고, 주방 열쇠를 가진 채 퇴사를 해서 나봉선을 찾아 헤매던 셰프들이 그를 레스토랑으로 데리고 와 강선우와 나봉선 몸에 있는 신순애의 만남이 성사된 것. 본격적으로 나봉선에 빙의된 신순애와 강선우의 티격태격 결전이 벌어질 것이 예고돼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는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을 첫 회에 모두 공개하며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감을 올리는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늘 ‘죄송합니다’를 달고 사는 나봉선, 자신감 1등이지만 과거에는 그러지 못해 나봉선으로부터 과거의 자신을 보곤 하는 강선우, 심성은 착하지만 기억을 잃은 귀신이 돼 버린 신순애 등 사연이 뚜렷하고, 자연스럽게 이런 사연들이 얽히면서 오는 재미를 잘 전달했다.
↑ 사진제공=CJ E&M |
주인공 캐릭터뿐만 아니라 주인공들 주변인물들도 강한 개성을 자랑했다. 그중 ‘몸 좋고 입담 좋은’ 셰프군단이 눈에 띄었다. 주방의 2인자이자 말만 많은 ‘쑤??’ 허민수(강기영 분), 취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이를 속인 조동철(최민철 분), 아부에 능한 최지웅(오의식 분), 해외 유학파에 도도한 서준(곽시양 분)이 그들인데, 이들은 앞으로 빙의된 나봉선과 함께 지내면서 더욱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
무엇보다 드라마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만큼 개성이 강한 드라마의 색깔을 잘 만들어냈다. 호러와 로맨스, 코믹을 잘 조합해 여름 향기가 물씬 나는 드라마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마치 영화 ‘오싹한 연애’나 ‘달콤 살벌한 연인’처럼 언뜻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을 잘 어우러지게 만든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7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박보영과 ‘충무로 스타’ 조정석의 만남도 볼 만 했다.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도 완급조절을 하며 오버스럽지 않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합격점을 받았다. 드라마가 기대 이상의 ‘선방’을 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드디어 본방 사수할 드라마가 나타났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2회에서는 빙의된 나봉선과 강선우의 묘한 만남, 그리고 ‘코믹’ 담당 신순애의 제대로 된 활약이 펼쳐질 예정이다. 과연 1회의 기세를 이어 ‘오 나의 귀신님’이 tvN 금토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