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일본 드라마와 비교될까봐 정말 고민 많았고 부담스러웠다”
SBS 새 주말드라마 ‘심야식당’ 황인뢰 PD는 방송 전부터 왜색 벗기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워낙 원작 만화와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쳤던 터라 한국판으로 옮기는 작업이 쉽지 않았을 터. 그러나 4일 첫 방송된 ‘심야식당’은 이 모든 게 기우였음을 입증했다.
이날 총 2회의 에피소드를 연속해 전파를 탔던 ‘심야식당’은 원작의 포맷은 충실히 살리면서도 국내 정서를 담아내며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민우(남태현 분)와 류(최재성 분)의 ‘가래떡 구이와 김’ 편에서는 청년실업난과 아르바이트 착취 등 실정을 꼬집었고, ‘메밀전’ 편에서는 꿈에 대한 보편적 감동을 터치했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김승우가 분한 마스터도 원작 드라마보다 친숙하게 다가왔다. 데님셔츠에 수더분한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동네에 한 명 정도는 있을 법한 무뚝뚝하면서도 속정 깊은 인물로 그려져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기에 수다쟁이 단골손님 김씨, 체리, 돌팔이 등도 괴리감 없이 감초 구실을 하며 극적 재미를 높였다.
황인뢰 PD의 눈은 정확했다. 그는 “이번 작품은 캐스팅할 때에도 까다로운 느낌이 있었다. 어떤 배우가 마스터 역을 맡아야 이야기를 살려낼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 면에서 김승우를 선택한 건 ‘굿 초이스’였다”며 평소 리더십 있는 그의 면모가 작품에 묻어날거라고 확신했다.
그의 안목처럼 김승우는 옴니버스 형식이라 각기 다른 내용을 다음 2회를 관동하는 맥으로 활약했다. 대사가 많거나 움직임이 크진 않았지만 늘 ‘심야식당’ 한 자리에서 묵묵하게 지키고 있는 존재감은 남달랐다. 또한 원작 속 마스터와 조금은 차별성을 두려는 노력의 흔적도 곳곳에서 보였다.
제작진이 선택한 메뉴도 왜색을 벗는 데에 한몫했다. ‘가래떡 구이와 김’ ‘메밀전’ 등 토속적이면서도 소탈한 음식을 골라 여기에 관련된 사연을 입히고자 한 것. 이들의 묘수는 보는 이의 침색을 자극하는 한편 극에 대한 호기심도 키우며 ‘일거양득’의 결과를 안았다.
성공적으로 첫 발을 내디딘 ‘심야식당’은 또 얼마나 먹음직스러운 음식과 살맛나는 얘기로 시청자를 홀릴까. 인간미가 살아있는 ‘먹방(먹는 방송)’ 드라마는 매주 토요일 자정에 만나볼 수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