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성현 기자] “최소한 빼앗긴 것을 되찾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요?”라는 대사가 깊이 와 닿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우언 인 골드’는 1938년 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에 의해 국가에 재산을 몰수당하고 그 중 가족의 추억이 담긴 그림을 되찾고자 했던 여인 마리아 알트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빼앗긴 숙모의 초상화를 되찾기 위해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힘든 싸움을 하는 실존인물인 마리아 알트만은 ‘더 퀸’과 ‘오디언스’로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 헬렌 미렌이 맡았고 그에게 그림을 되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변호가 랜디 쇤베르크 역은 마블의 감초 캐릭터인 데드풀로 유명한 라이언 레이놀즈가 소화했다.
↑ 사진=포스터, 스틸 |
이후 세월이 흘러 노년기에 접어든 마리아 알트만은 죽은 언니의 유품인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편지에는 아델레의 초상화를 비롯한 클림트의 작품 다섯 점이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박물관에 있다는 것과 반환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에 마리아 알트만은 과거 함께 오스트리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친구의 아들인 랜디 쇤베르크에게 자문을 구하고 오스트리아 국가를 상대로 한 8년간의 예술품 환수 싸움이 시작된다.
‘우먼 인 골드’은 표면적으로 예술품 환수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 속에는 핍박 받았던 가슴 아픈 역사와 외교 분쟁이 깔려있다. 유태인이었던 주인공 마리아 알트만은 독일 나치의 오스트리아 점령 후 갖은 핍박을 피해 가족을 남겨두고 미국으로 떠난다. 이민을 온지 50년 흘렀지만 그에게 오스트리아는 여전히 무섭고 숨 막히는 공포다. 묘하게 대한민국과 닮아있다.
대한민국은 1910년 일제에 의한 국권피탈로 식민지 생활을 맞았다. 영화 속 유태인들이 나치의 무자비한 학살을 당했던 것처럼 우리의 선조들 역시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무차별한 학대를 당했다. 또한 삼국시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해외로 나간 우리나라 문화재와 예술품은 전 세계 20개국에 총 15만 점이 넘는다. 일본과 미국에만 각각 6만6000여점과 4만2000여점이 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묘하게 닮은 ‘우먼 인 골드’는 되찾아야할 우리 것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우먼 인 골드’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영상미다. 영화는 나치에게 점령당한 암흑기를 그리고 있지만 그 당시 오스트리아 인들의 의상과 소품 등 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녹여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개봉은 오는 9일.
김성현 기자 coz306@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