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우리는 하루에도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 기쁨, 슬픔, 분노 등 흔히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고 나눠지는 것들이다. ‘몬스터 주식회사’ ‘업’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으로 관객들에게 익히 알려진 피트 닥터 감독이 이번엔 이 감정들을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라일리에게는 가장 먼저 기쁨이라는 감정이 생겨난다. 잠시 후 첫 울음을 터트린 라일리에게는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라는 새로운 감정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일명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이 다섯 가지 감정들은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함께 일한다. 그러던 중 라일리의 가족이 갑자기 이사를 가며 그의 감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엎친 데 덮친 격, 사고로 ‘기쁨’과 ‘슬픔’이 컨트롤 본부에서 이탈하게 된다. 라일리에게 남은 감정은 버럭, 까칠, 소심뿐.
감독은 단순 애니메이션이 아닌 보다 현실적으로 가능할 법한 우리의 뇌를 그려냈다. 감정을 통해 한 사람의 성격이 형성되고, 우리의 기억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잊혀 진다는 것, 또한 라일리의 무의식으로 컨트롤 본부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CM송은 실제 우리 뇌에 ‘감정 컨트롤 본부’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발칙한 상상을 심는다.
영화 후반부, 라일리 엄마와 아빠의 감정 컨트롤 본부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미 성인이 된 그들의 감정은 이미 그들과 매우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고, ‘기쁨’이 주도했던 라일리와 달리 각각 다른 감정들이 컨트롤 본부를 지휘한다. 이런 사소한 부분조차 마치 우리 뇌를 탐험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섬세한 묘사를 하고 있다. ‘역시 피트 닥터’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끔 만든다. 오는 9일 개봉.
추신: 영화 시작 전 ‘라바’(LAVA)라는 화산섬의 사랑이야기가 잠깐 소개된다. ‘인사이드 아웃’을 감상하기 전 각박한 현실에 치였던 사람들을 가상의 세계 코스로 끌어들이는 에피타이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