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우리는 약속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길까. 살아가면서 많은 약속들은 다 지켜지는 걸까. 또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가에 대해 우리는 정말로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영화 ‘손님’을 보면 절로 이런 생각이 스친다.
영화 ‘손님’의 모티브가 됐던 독일의 민간 전설인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중세시대, 음식물을 축내고 사람들을 공격하는 쥐떼로 골머리 썩던 하멜른의 시장 사람들이 낯선 남자에게 ‘쥐를 없애주면 돈을 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 그 말을 지키지 않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단 한 번의 시도로 쥐를 내쫓는 것에 성공한 우룡은 마을사람들의 환심을 사게 된다. 지나치게 순수한 마을 사람을 자신의 손 위에 놓은 채 제 맘대로 휘둘렀던 촌장은 우룡을 못마땅하게 느껴 쥐를 쫓은 대가를 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그를 모함하기 시작한다.
결국 우룡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채 마을을 떠나고 몸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만큼의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감독은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했다. 판타지 호러 영화답게 사람을 잡아먹는 쥐떼와 무당 등 공포감을 조성하는 장면들도 눈에 띈다. 이런 장치들과 더불어 류승룡, 이성민 등 그간 ‘착한’ 이미지를 구축해온 이들의 날선 캐릭터 변신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판타지 스릴러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손님’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그 속의 알맹이는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적용된다. 약속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말 것. 결론적으로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오는 9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