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오는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러브 앤 머시’가 영화 속 비치 보이스와 리더 브라이언 윌슨의 명곡들로 가득 채워져 음악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러브 앤 머시’는 팝 역사의 전설적인 그룹 ‘비치 보이스’의 리더이자 천재 뮤지션 ‘브라이언 윌슨’의 한계를 넘어선 음악적 재능과, 모든 것을 잃고 쓰러졌던 그를 구원한 사랑을 그린 기적 같은 음악영화다.
영화 속에서는 활기찬 캘리포니아 해변을 떠올리게 하는 ‘Surfin’ U.S.A.’ ‘I Get Around’ ‘Fun, Fun, Fun’ 등 대표적인 서프 뮤직을 비롯해 세기의 명반으로 꼽히는 ‘펫 사운즈’(Pet Sounds)에 수록된 ‘God Only knows’ ‘Wouldn’t It Be Nice’ 그리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싱글 ‘Good Vibrations’까지 그야말로 팝 역사의 전설이 된 비치 보이스의 수많은 명곡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No.1 ‘Surfin’ U.S.A.’
1963년에 발표된 비치 보이스의 ‘Surfin’ U.S.A.’는 5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름을 대표하는 노래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가장 잘 알려진 비치 보이스의 노래 중 하나로, 도입부만으로도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캘리포니아 해변의 서퍼들을 연상케 한다. 이 노래는 특히 당시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1963년 빌보드 차트 싱글 결산에서 2위를 기록했고, ‘캘리포니아 사운드’를 정의하는 상징적인 음악이 됐다. 영화 ‘러브 앤 머시’의 오프닝 장면 음악으로도 등장하는 ‘Surfin’ U.S.A.’는 시작과 함께 한여름 관객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No.2 ‘God Only Knows’
데뷔와 동시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비치 보이스는 밝고 신나는 음악들로 ‘서프 뮤직’(Surf Music)을 정의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리더 브라이언 윌슨은 이러한 화려한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하고 실험적인 음악들로 변신을 시도한다. 특히 이러한 시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은 바로 영국의 대표 밴드 비틀즈였다. 1965년, 비틀즈가 발표한 앨범 ‘러버 소울’(Rubber Soul)은 1966년 UK 앨범 차트와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각광 받았다. 이에 자극을 받은 브라이언 윌슨은 비치 보이스의 역작이자 세기의 명반으로 꼽히는 앨범 ‘펫 사운즈’(Pet Sounds)(1966)를 탄생시키고, 이는 다시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를 감동시켜 비틀즈의 걸작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트 클럽 밴드’(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1967)를 탄생시킨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펫 사운즈’(Pet Sounds)의 수록곡이자, 가장 인상적인 발라드 ‘God Only Knows’는 사랑과 그로 인한 절망감에 대해 노래한다. 폴 매카트니는 ‘God Only Knows’를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말하며, 여러 인터뷰에서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아코디언, 프렌치 호른, 클라리넷, 색소폰, 첼로 등 20명 이상의 세션들과 함께 완성한 이 곡은 완벽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영화 ‘러브 앤 머시’에서 혼자 피아노를 치며 ‘God Only Knows’의 가사를 읊조리는 브라이언(폴 다노)의 모습은 창작에 목마른 그의 간절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No.3 ‘Good Vibrations’
1966년에 발매된 싱글 앨범 ‘Good Vibrations’은 원래 ‘펫 사운즈’(Pet Sounds) 앨범을 작업할 때 녹음했지만 앨범에는 실리지 않았던 곡이다. 당시 미완성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펫 사운즈’(Pet Sounds)의 다른 곡들과는 또 다른 특별한 곡이었기 때문이었다. 브라이언 윌슨은 반복해서 그 곡을 다르게 편곡하고 매만졌으며, 한 때 브라이언 윌슨 자신이 ‘우리 생애 최고의 작품’이라고 불렀을 정도였다고. 발표된 ‘Good Vibrations’은 비치 보이스의 첫 번째 밀리언셀러가 되었고 세계 각국의 음악 차트 1위를 휩쓸었다. 뿐만 아니라 롤링스톤지 선정 가장 위대한 500곡 중 6위에 오를 정도로 대단한 명곡. 영화 속에서도 그려지는 ‘Good Vibrations’의 녹음 장면에서 리드보컬 ‘마이크’ 특유의 음색과 멤버들의 화음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No.4 ‘Kokomo’
비치 보이스 음악의 주축이 되었던 브라이언 윌슨이 활동 중단을 선언한 이후에도 비치 보이스는 멤버 교체로 꾸준한 활동을 펼쳤지만, 1960년대 누렸던 만큼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1988년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칵테일’에 삽입된 곡 ‘코코모’가 1988년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1983년 멤버 데니스 윌슨의 익사 사고에 이어, 1998년 칼 윌슨 또한 건강 악화로 사망하는 등 잦은 멤버 교체로 불안을 겪으며 침체기를 겪었다.
#No.5 ‘SMiLE’
사실 ‘Good Vibrations’의 대성공 후, 브라이언 윌슨은 ‘스마일’(SMiLE)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음반 업계의 모든 사람들의 그의 다음 작품에 기대를 모았지만, 레코드 업계의 압력을 비롯해 과도한 기술적인 변화 시도, 밴드 멤버들 사이의 갈등, 그리고 개인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앨범 완성은 보류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스마일’은 발매되지 못한 채 묻혔고, ‘팝 음악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발매 음반’으로 남았다.
이후 2004년, 브라이언 윌슨은 다사다난했던 위기를 딛고 37년 만에 ‘스마일’(SMiLE)을 완성했다. 22명의 대규모 세션이 참여했고 ‘Heroes and Villains’ ‘Good Vibrations’ 등 일부 싱글로 발표된 곡들도 포함시켰다. 매 순간 변화하는 리듬과 멜로디가 60년대 서프 뮤직의 정서를 바탕으로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넘나들며, 다시 돌아온 전설의 뮤지션에 모두가 환호하게 만든 앨범이기도 하다. 영화 속 중년의 브라이언(존 쿠삭)이 어두웠던 과거의 불운을 딛고 새로운 시작과 마주하는 장면 또한 이러한 그의 진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