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의 인기는 콘텐츠, 전문성, 빠른 의견 수용을 가능하게 하는 유연성이 비결로 꼽힌다.
‘마리텔’은 그동안 백종원을 비롯해 연예인들의 1인 방송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백종원은 이제 ‘인간계’를 떠나 독보적인 존재가 됐고, 얼마 전 출연한 마술사 이은결은 ‘병맛’ 가득한 마술 방송으로 시청자들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의 섭외는 인기의 ‘방점’을 찍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처럼 ‘마리텔’은 끊임없이 예상 밖의 인물들을 섭외해 ‘재조명’의 무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게스트의 스타 파워에 의존하는 다른 예능프로그램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주목을 이끌 만한 ‘대박 스타’ 없이도 인기를 이끌어낸 ‘마리텔’의 힘은 ‘섭외’에서 나오는데, 이 섭외에도 세 가지 법칙이 존재한다.
↑ 사진제공=MBC |
일단 프로그램의 특성을 정확히 살려줄 인물들이 섭외된다는 것이 눈여겨볼 만 하다. ‘마리텔’은 인터넷 1인 방송의 양식을 도입해 연예인들이 직접 진행부터 프로그램 구성까지 ‘알아서’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를 제대로 만들어낼 기획력이 있는 연예인들만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유명인들이 ‘마리텔’에서 각광받고 있다. ‘예코치’로 활약했던 예정화나 이은결, 프로볼러 신수지 등 전문 분야가 있는 이들이 나와 방송을 꾸려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은결의 경우, 전문 분야를 이용해 콘텐츠의 색깔을 정확히 하고, 그 사이에 입담과 ‘병맛’을 양념처럼 뿌려 더욱 촘촘한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김구라는 비록 독특한 전문 분야를 가지지는 않았지만 콘텐츠 기획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매회 한 주제를 정해 그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역사부터 분석까지 꽤 넓은 스펙트럼으로 주제를 담아낸다.
그가 제부도에서 캠핑을 주제로 했던 회차는 그의 기획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캠핑 장비와 장소 등 ‘캠핑의 기본’으로 시작해 요리, 무서운 이야기로 가지를 뻗어나갔다. 이처럼 주제에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뽑아내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드는 능력은 김구라를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이 많다.
↑ 사진=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 캡처 |
‘마리텔’은 시청자들과의 순간 소통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획 능력이 인기를 좌우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 파워’가 소용없어지는 ‘특이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동안 AOA 초아, 씨스타 다솜 등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등장했지만 콘텐츠가 탄탄하지 못해 꼴찌의 쓴 맛을 봐야 했다. 개연성 없는 아이템들이 난무하는 ‘총알 떨어져 이것저것 해보는’ 모양새가 패인이 된 것이다.
‘마리텔’의 숨은 섭외 비결은 또 하나 있다. 바로 시청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유연성이다. 사실 김영만은 ‘마리텔’ 초기부터 누리꾼들의 입에 꾸준히 오르내리던 인물이다. 누리꾼들은 콘텐츠가 확실한 유명인이 ‘마리텔’에 적격이라는 점을 간파했고, 이 특성에 맞는 인물로 김영만을 꼽았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이런 인물들의 생각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김영만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결국 나온다” “정말 PD들이 인터넷을 열심히 하나보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시청자의 의견들을 빠짐없이 모니터링하는 제작진에 혀를 내둘렀다. 제작진 또한 시청자들의 의견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청자의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니 만큼, 제작진 또한 시청자들과 가깝게 소통하는 솔선수범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리텔’의 섭외 법칙은 예능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슷한 포맷과 스타들의 신변잡기 토크에 지친 시청자들이 ‘마리텔’의 신선한 섭외에 열광하고 있다는 분석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스타 모시기’에 급급한 게 아닌 ‘마리텔’의 신선함은 분명 예능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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