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고교10대천왕’이 시즌1을 종료한 가운데 더 속 깊은 10대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5일 ‘고교10대천왕’ 방송에서는 특별MC로 홍석천이 참여해 최근 급식 문화와 매점에서 인기 있는 음식들, 직접 패널들이 음식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패널로 참여한 학생들은 각자의 급식 메뉴를 직접 찍어 공개하며 학교 자랑을 펼쳤다. MC인 김성주와 서장훈, 정형돈은 삼계탕, 수제 햄버거 등이 급식판에 놓여있는 사진들을 보고 “정말 달라졌다”며 ‘급’이 달라진 급식 문화에 놀라워했다.
↑ 사진=고교10대천왕 방송 캡처 |
반면 학생들은 도시락 문화에 대해 다소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완벽한 ‘급식 세대’인 학생들은 도시락을 소풍 같은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으며, 이마저도 분식집이나 김밥 가게에서 사서 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삼삼오오 모여 서로 다른 반찬을 나눠 먹는 정겨운 도시락 문화에 학생들은 호기심을 보이면서도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과 급식 중 택하라면 무엇이냐”는 MC들의 물음에 “늘 다른 반찬이 나오는 급식이 맛있다”고 단호한 선택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매점 문화도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학생들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과자를 부숴 넣어 먹거나 아이스크립에 팝콘을 묻혀 먹는 등 다양한 메뉴들을 혼합해 나만의 간식을 만들어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학생들의 기발한 메뉴에 홍석천은 “이건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내가 써 먹어야겠다”고 말할 정도로 감탄했다.
이들은 정형돈 편과 서장훈 편으로 나뉘어 직접 요리를 했다. 홍석천의 심사로 결국 서장훈 편이 승리해 서장훈 팀은 상품권을, 정형돈 팀은 남아서 설거지를 하는 벌칙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성주는 “아쉽게도 ‘고교10대천왕’ 시즌1이 종료됐다. 좀 더 10대들이 행복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며 아쉬운 이별을 고했다.
‘고교10대천왕’은 2045세대 시청자들이 주 타깃이었던 tvN에서 10대들을 주인공으로 다양한 세대들을 아우르겠다는 야심찬 의도로 시작을 알렸다. 10대들의 시선으로 사회 문제를 토론한다는 독특한 콘셉트를 선보이며 김성주, 정형돈, 서장훈, 신아영 등 촉망받는 방송인들이 MC로 합류해 기대감을 높였다.
↑ 사진제공=CJ E&M |
그러나 10대들의 시선으로 사회 문제를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토론하겠다는 기획 의도는 ‘고교10대천왕’에서 쉽게 볼 수 없었다. 이들이 풀어내기엔 취업난 등의 사회 문제는 너무나 먼 이야기였기 때문에 학생들의 대답은 다소 상투적이고 피상적인 내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반부에는 왕따, 악플, 사생팬 등 실제 10대들이 가깝게 경험하는 문제들이 등장해 나아지는 듯 보였으나 결국 ‘더 속 깊은’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 시즌1이 종료되고 말았다.
또한 ‘고스펙’ 패널들의 토론은 평범한 10대들의 고민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많았다. 프로그램에는 민족사관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 등 특성화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대부분이거나 황신혜의 딸 이진이, ‘진천 한효주’ 신세휘 등 특정한 수식어가 붙는 학생들이 등장했다. ‘평범’한 학생들로 판단하기엔 어려운 패널들이 10대들의 고민을 대표로 말한다는 설정은 억지스러웠다는 평가는 눈여겨 볼 만 하다.
물론 ‘고교10대천왕’의 화제성은 컸다. 일단 신세휘가 프로그램을 통해 매니지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고, 이진이는 ‘황신혜의 딸’에서 ‘입담꾼’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서장훈은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고, 신원식이나 김명진, 조상우 등도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고교10대천왕’은 이런 화제성이 오히려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흐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0대들의 솔직한 생각을 통해 세대 간의 소통을 도울 것이라 기대됐던 ‘고교10대천왕’은 수박 겉핥기식의 진행으로 아쉬움을 샀다. 진정 10대들을 위한 콘셉트가 뭔지, 다른 세대들이 10대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 뭔지 고민해야 할 때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