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리포터로 생계가 가능하냐고요? 당연하죠! 능력있는 리포터는 많이 벌기도 하는 걸요?”
1인회사와 다름없는 리포터들의 일주일은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흘러간다. 라이벌보다 특색 있는 리포팅을 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구상해야하고, 제작진과 회의 이후 촬영부터 스튜디오 생방송까지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 이들의 일주일을 재구성해봤다.
3년차 프리랜스 리포터 A씨는 주말 내내 제작진이 미리 공지한 취재 현장을 조사하는 데에 투자했다. 유명 걸그룹 멤버들이 귀국하는 현장에서 코멘트를 따와야 하는 미션이었다. 워낙 취재 열기도 뜨겁지만 경호원들의 마크를 뚫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월요일 그는 미리 준비한 여러 소품들을 갖고 공항을 향했다. 경호원들의 눈을 피해 기다리기 몇 시간 째, 드디어 걸그룹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쏜살같이 달려들어 소품을 이용한 멤버들의 시선끌기에 나섰다. 몇 차례 경호원의 저지 끝에 걸그룹 멤버들의 몇 마디를 따낸 그는 OK 사인을 받고 할당량을 마쳤다.
↑ 디자인=이주영 |
다음 날은 스타와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다. 현장 취재보다는 훨씬 쉬운 일이었지만 단답형에 깐깐하기로 소문난 인물이라 말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평소보다 과장된 톤으로 넌센스 같은 질문을 던지니 ‘왜 그런 걸 묻느냐’는 반응이다. 이어 다른 스케줄로 피곤했는지 툴툴 거리자 그 소속사 관계자가 나와 인터뷰 시간을 강제로 줄였다. 제대로 건진 게 없어 수많은 질문 중 가장 독한 걸로만 몇 개 물었더니 시원찮은 반응으로 끝이 나 버렸다.
수요일은 하루 뒤 지금까지 취재한 내용을 소개하는 스튜디오 생방송이라 제작진과 미팅 겸 회의를 가졌다. 또한 얼마 전 외주제작사로부터 프로그램 출연 제안이 와 이날 야외 촬영을 진행했다. 스튜디오 촬영이 금요일에 있으니 본래 고정으로 출연하는 방송과 겹치지 않고, 지상파 리포터라는 장점 때문에 케이블 방송에서 흔쾌히 OK해 방송 수입으로 생활하는 것이 한층 풍요로워졌다.
일주일에 이렇게 고정 3꼭지 이상 뛰니 돈벌이는 나름 괜찮은 편이다. 현장 취재와 스튜디오 녹화를 묶어 30만 원을 받고, 한 프로그램 안에서 2꼭지를 맡고 있으니 주당 80만원을 버는 셈이다. 이렇게 한 달이면 보통 샐러리맨 정도 벌이가 되지만, 의상비, 헤어메이크업비, 유류비 등 직접 부담해야하는 돈이 만만치 않다. 다행히 주위 동료들의 도움으로 협찬사를 만나긴 했지만, 옷이 더러워지는 현장 취재가 많아 협찬 의뢰를 수락할 지는 미지수다.
물론 능력 좋은 리포터들은 A씨보다 더 높이 받기도 한다. 현장 취재와 스튜디오 촬영을 한 세트로 50만원까지 받는다고 하니 여느 전문직 못지않게 높은 몸값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10~30만원 사이에서 시작하고,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 콘텐츠의 경우 워낙 리포터 수가 많아 높은 가격에 쓸 필요 없다는 인식이 강해 리포터 지망생들이나 신입 리포터가 10~15만원 선에서 출연하기도 한다.
현장과 스튜디오를 병행하는 업무라 일주일에 3꼭지 이상 투입되기는 어렵다고. 다만 매일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현장 취재를 하지 않고 VJ가 찍어온 영상에 내레이션만 하는 리포터들은 조금 더 적은 금액을 받고 5일을 촬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생방송이란 특징 때문에 경력을 우선시해 진입장벽이 대체로 높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