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종이문화재단 김영만 평생교육원 원장은 일명 ‘종이접기 아저씨’로 통한다. 2030 청춘들에게 추억으로 남았던 그는 지난 12일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 온라인 방송에 등장한 이후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이슈의 중심에 섰다. KBS1 ‘TV유치원 하나둘셋’의 대표 아이콘은 왜 MBC 다크호스인 ‘마리텔’을 택했을까.
“‘마리텔’ 섭외 건으로 PD를 만나기 전까진 그게 무슨 프로그램인 줄도 몰랐어요. 백종원이란 이름도 처음 들었고~ 근데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까 전문인이 나와서 자기의 재능을 보여주고 채팅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확 끌렸어요. 요즘 친구들과 채팅을 한다는 게 상당한 메리트라고 생각했죠. 코딱지들이 얼마나 컸나 궁금하기도 했고 어떤 글이 올라오나 호기심을 자극해 출연하기로 한 거예요.”
유쾌하게 웃는 김영만에게 젊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불특정 다수와 채팅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었겠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는 그다.
↑ 사진=이현지 기자, 디자인=이주영 |
“‘하나둘셋’ 이후 방송을 쉬었다고는 하지만 학교에서 애들도 가르치고 대학 강의도 다니면서 전국 청장년층을 다 만났거든요. 해외 재능기부로 외국 아이들도 만나고. 젊게 살 수밖에 없죠. 채팅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어요. 실수하면 뭐 어때? 사람은 실수하면서 한단계 올라갈 수 있는 것 아녜요? 하하.”
여유롭게 웃는 그였지만, 방송 당시엔 긴장이 돼 채팅창이고 뭐고 눈에 보이지 않았다고. 종이접기 작품을 하나 만들고나서야 정신이 들고 이젠 30대가 돼버린 코딱지들의 열렬한 환호도 보였다며 껄껄 웃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전부다 ‘울컥’이란 단어를 쓰더라고. 그래서 ‘얘들아, 너네 왜 우냐? 나도 안 우는데’라고 했더니 또 한 친구가 ‘우리 이젠 그만 울컥’이라며 진정시켰어요.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사랑해’만 계속 올라왔어요. 진짜 눈물 나더라고요.”
어른이 된 ‘코딱지’들의 반응 중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도 많았다고 했다. 재밌는 건 직장인 포스가 물씬 풍기는 댓글이었다.
“노란 색종이로 인형 눈을 만들었는데 한 친구가 ‘황달’이라고 쓰는 거예요. 예전 같으면 무슨 색으로 눈을 만드는지 몰랐던 놈들이 이젠 색깔을 예민하게 지적하는 거야. 재밌는 건 그 ‘황달’이 실시간 검색어 3위까지 올라가더라고요. 크큭. 진짜 다들 많이 컸나봐요.”
↑ 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캡처 |
유독 김영만 방송 채팅방에는 악성 댓글이 없던 것도 추억에 대한 예의 때문이었을 터.
“나이 든 사람에 대한 배려였을 수도 있죠. 추억에서 우러난 공감대가 나랑 보는 이들 사이에 형성된 것 같기도 하고요. 친구끼리 악플 달진 않잖아요?”
단숨에 추억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물었다. 아직까지도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제 나름대로 가만히 생각해봤어요. 요즘 우리 친구들은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기에 있잖아요? 늘 부모 밑에 있다가 직장도 들어가야 하고 사회에서 밥벌이도 해야하는데 이게 얼마나 스트레스야? 그런 메마름 속에 있다가 갑자기 추억 속에 있던 제가 나오니까 비를 맞은 느낌이지 아니었을까. ‘옛날이 참 좋았지’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그래서 좋아했던 것 같아요.”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